장소영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아침에 울리는 알람소리를 시작으로 출근을 하고, 일터에서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을 위해 제2의 출근을 한다.

각종 집안일들이 끝나기 무섭게 피로가 몰려오고 결국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기 일쑤다.

이렇게 반복된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니 익숙해져버린 내 일상이 어느 순간 재미없고 하찮은 일상이 되어버린다.

이럴수록 거창한 미래의 행복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은 현재의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편하게 살 수 있는 이유가 익숙한 것들의 노고와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 고마운 마음도 무뎌져 버린다.

그러나 문제는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 익숙한 것들이 사라져 버리면 발생한다.

이를테면 언제나 내 주변에서 나를 응원해 주는 가족들, 내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사라져 버린다면? 우리가 무심코 들이마시는 공기와 먹는 물이 사라져 버린다면? 생각만해도 슬프고 아찔한 일이다.

김이율의 ‘익숙해지지 마라, 행복에서 멀어진다’는 살기에 바빠 미처 챙기지 못한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소중한 가치에 관한 책이다.

작가는 타성에 젖어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을 경계하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을, 또 우리가 얼마나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지나간 일을 아쉬워하고 앞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부질없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순간이란 것을, 오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여러 가지 일화를 통해 이야기 한다.

“익숙함을 지겨움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그토록 원하던 행복과 점점 멀어지고 만다. 너무나 뻔해서 자주 잊어버리는 것 중 하나, 익숙할수록 소중한 것이다.” [16p.]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산다. 지금 당신이 만나는 사람. 당신이 서 있는 그곳에 당신이 현재와 미래를 말해준다.” [52p.]

“가장 아름답고 의미를 둬야 하는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시간입니다. 이미 지나간 뒤를 돌아볼 필요도 없고 다가오지 않는 미래에 대해 염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나이를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즐겁게 살면 그만입니다.”[237p.]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것들에 익숙해진다는 것이다.

돈벌이에 익숙해지고, 사회의 부당한 규칙에 익숙해지고,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음에 익숙해진다.

이 모든 것이 익숙해진, 이런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싶은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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