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감성으로 돌아온 어반자카파

벌써 4집이다. 싱글도, 미니 앨범도 아닌 네 번째 정규 앨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그룹 어반자카파(조현아·권순일·박용인)가 다시 팬들 곁을 찾았다.

‘커피를 마시고’, ‘니가 싫어’, ‘똑같은 사랑 똑같은 이별’ 등 발표하는 곡마다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던 이들은 이번에도 더블 타이틀 ‘위로’와 ‘미운 나’를 통해 확실한 음원 강자로의 입지를 굳혔다. 대형 기획사의 소속된 그룹도 아니고, 물량 공세를 퍼붓는 프로모션도 없이 오로지 어반자카파라는 이름만으로 거둔 성과다. 4집 ‘04’는 쌀쌀해진 겨울 날씨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총 9곡의 트랙으로 채워졌다. “매년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내겠다”는 목표를 지키고 있는 부지런한 그룹.

“어반자카파가 정규 4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년에 한 장씩 앨범을 내자는 약속을 이번에도 지킬 수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초겨울 날씨에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만한 조용한 분위기의 곡들로 꽉꽉 채웠습니다.”(권순일)

“올해 안 좋은 일들도 참 많았잖아요? 저희 곡을 들으시면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박용인)

어반자카파는 참 부지런한 그룹이다. 2011년 1집 ‘01’을 시작으로 매해 정규 앨범을 내고 있다. 그 흔한 피처링도 없이 오로지 그들만의 목소리로, 세 멤버가 직접 만들 곡으로만 앨범 트랙리스트를 채우며 팬들의 귀를 힐링 시키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세 멤버의 한층 깊어진 감성이 담긴 9곡이 실렸다. 전반적인 구성은 이전보다 훨씬 간결해졌고, 인위적이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섬세한 송라이팅은 매번 발전해오고 있는 그들의 음악적 성장을 확인시켜 준다.

“1년에 한 번씩 앨범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도 우리 스스로 목표라고 말해왔고 지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박용인)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감정들 있잖아요? 근데 그냥 지나쳐버리면 그걸 모르고 잊어버리게 되니까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매해 음악으로 남기고 싶었죠.”(권순일)

“아직까지는 다른 분의 목소리를 넣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어요. 또 저희가 혼성 그룹이다 보니까 조합이 애매하기도 했고요.”(조현아)

이번 앨범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칭찬 일색이던 팬들의 반응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것. 어반자카파의 음악을 듣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져서일까 ‘자기복제’가 아니냐는 평도 나오고 있다. 매년 앨범을 발표하며 창작의 고통을 겪는 어반자파카도 이런 부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분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 음악을 하자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요. 너무 변했거나, 또 변하지 않았거나 언제든 비판적 시선은 나올테니까요.”(조현아)

“그래도 우려했던 것 보다는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이 좋았어요. 하하”(권순일)

4집 ‘04’ 앨범 재킷어반자카파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이별이다. 2012년 발표한 2집 ‘02’에는 수록곡 전체가 이별을 소재로 한 노래들로 채워졌을 정도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은걸까.

“연애 경험이요? 그냥 제 나이 때 사람들하고 비슷해요. 특별히 많지도 않고, 연애를 해본지도 오래됐어요…1년 반 정도?”(조현아)

“서로의 연애를 지켜봐 주면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또 주변 친구들과 만나면서도 영감을 받죠. 같이 술 먹고, 이야기 들어주고 위로해주면서. 아무래도 20대 후반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가 사랑과 이별이니까요.”(박용인)

“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인 ‘미운 나’도 이별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면 내 스스로가 정말 싫고 미워질 때나…중요한 시험을 망쳤을 때처럼!”(권순일)

어느덧 새 앨범을 발표한 지도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음악 프로그램과 라디오 출연, 그리고 콘서트 준비까지 이번 활동을 시작하고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어반자카파 멤버들. 그런데 놀랍게도 벌써 다음 앨범 준비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이번에 인기를 얼마나 얻느냐 이런 것보다 현재 컨디션 관리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내년 앨범 계획도 짜야하고….”(조현아)

“고3이 수능이 끝나는 순간부터 고2가 수험생이 되잖아요? 저흰 새 앨범이 나오는 순간 바로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에 빠져요. 항상 고3 수험생으로 사는거죠. 그렇다고 1년 내내 음악 생각만 하는 건 아니에요. 쉴 땐 드라마도 보고 여행도 나기고 그런 것들이 축적돼 새 앨범이 탄생하는 거죠.”(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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