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정규 8집 ‘힘’(HIM)으로 돌아온 가수 김범수

힙합·솔 등 흑인 음악 스타일 반영

타이틀곡 ‘집밥’ 어머니 목소리 눈길

노래로 모두에게 따스한 위로하고파

수록곡 직접 만들고 제작까지 참여

어느 때보다 ‘자부심’ 생기는 앨범

최근 몇년 사이 ‘얼굴없는 가수’에서 ‘비주얼 가수’로 변화를 경험한 김범수가 3년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타협 없는 진짜 자신의 모습’이었다.

21일 정규 8집 ‘힘’(HIM)을 발표하는 가수 김범수는 서울 강남구의 한 공연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일말의 타협도 없이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만든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사실 지난 앨범에서의 저는 다듬어지고 깎인 김범수였다. 물론 그런 모습도 저의 일부지만 깎여나간 부분들에 대해 그동안 갈증과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 한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집밥을 포함해 모두 12트랙이 수록됐다. 장르적으로는 힙합, 알앤비, 솔 등 흑인 음악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눈에 띄고, 구성의 차원에서는 스윙스, 로꼬, 아이언 등 래퍼들의 참여가 도드라진다.

특히 타이틀곡 ‘집밥’에는 그의 어머니 목소리가 담겨 눈길을 끈다. 혼자 사는 외로움이 크다는 그는 “팬들과 저 스스로에게 집밥같은 노래로 따스한 위로를 주고 싶었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범수는 “어머니께 설명 없이 평소처럼 전화를 드렸다. 내가 ‘보고싶다’고 하고 어머니가 답한 자연스러운 대화 내용이 담겼다”면서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평소 안하던 얘기를 해서 부모님이 걱정하셨다더라. 어머니 허락을 받지 않고 앨범을 넣어서 걱정된다(웃음)”고 말했다.

“집밥은 처음에는 수록곡으로 겨냥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만들면서 보니까 노래가 너무 따뜻한 거예요. 그래서 비중 있게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던 중에 어머니께 전화하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그동안 엄마에게 전화해서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해서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는 젊은 래퍼들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아주 트렌디한 문화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더라. 그래서 젊은 피 수혈을 많이 했다. 요즘 친구들이 당차고 자기표현에 거침없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스윙스는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는데 막상 전화하니 너무 예의 있게 받는 거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앨범 대부분 수록곡의 작사, 작곡에 그가 참여했다. 프로듀싱도 그가 맡았다. 그는 “이번 앨범만큼은 ‘내가 만든 내 앨범’이라는 자부심이 생기는 앨범이다”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진하게 묻은 앨범이라서일까. 깊은 감성의 발라드 음악으로만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그의 유머러스함과 30대 중반에 들어선 그가 느끼는 ‘외로움’이 고스란히 음악에 담겼다.

“30대의 외로움에서 앨범이 출발했죠. 20대에 굴곡없는 삶을 살다가 30대에 방황을 겪었는데 그 시기조차 끝난, 결혼이 유일하게 남은 완성인 남자의 감성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짝은 없으니 당연히 외로울 수밖에 없죠. 좋은 배필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중요한 이슈인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또 윤종신, 유희열 등 진지한 음악을 하면서도 방송에서는 장난스러운 모습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뮤지션들이 롤모델이라며 “음악을 할 때는 진중하다가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캐릭터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마지막 승부를 향해 치닫는 ‘슈퍼스타K6’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그는 최근 탈락한 임도혁에게 애정을 보이며 “재능도 핸디캡도 있으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뜨거운 모습이 10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 친구가 ‘바보같은 내게’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내 무대보다 더 뿌듯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김범수에 대해 많은 사람은 ‘보컬의 신’이라는 찬사를 보낸다. 노래만큼은 이제 바둑으로 치면 9단에 해당하는 ‘입신’의 경지가 아니냐 물으니 손사래를 치며 “주변 분들이 말씀해주시는 것보다 나는 스스로 훨씬 부족하다고 본다. 잘 봐도 ‘아마 5단’ 정도가 아닐까 한다”며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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