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은 청주흥덕도서관 사서

사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언제나 관심을 끄는 책은 ‘책에 관한 책’이다.

책읽기라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즈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그들에게 책이란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책, 세상을 탐하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어떠한 해답 같은 것을 선물해 준 책이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밥 먹는 것보다 우선하며 책 읽는 모습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꼽는 사람들의 책에 대한 에세이로 우리나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책벌레 29인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감명 깊게 펼쳐져 있어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29명이 책이라는 공통 주제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지만 강력하게, 소박하게, 잔잔하게, 차분하게 서로 다른 내면의 목소리를 내면서 이야기 한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시선에서 나와는 다른 눈으로 책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놀랍고 그것 또한 책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는 여러 인사들이 책을 향한 마음과 책을 대하는 자세, 책의 취향들을 이야기 하며 책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가다듬게 되고 책과 늘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음에 또 한번 감사하게 된다.

또한 작가들은 그들의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성석제가 한때는 책 도둑이었다고 회상하는 부분, 음악가 이루마의 어른이 읽는 동화인 ‘연어’와 얽힌 사연, 여성학자 오한숙희가 아버지가 선물한 위인전집을 아직도 읽지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책장에 꽂아둔 사연 등 책에 얽힌 여러 재미난 사연들이 소개 되고 있다.

나도 어릴적 다락방 같은 아빠의 책장에 꽂혀있던 낡은 책들을 읽으면서 책속의 또다른 세상 이야기들에 감탄하였던 추억에 젖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어찌나 글을 잘 쓰는지 읽는 내내 감탄하면서 읽었다.

나는 과연 책에 대하여 글로 적는다면 몇 자나 적을 수 있을까? 읽고 있는 내내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책 속의 내용 중 인상에 남는 글귀가 있다.

“평생 가슴에 품은 책 한권이면 한 인생을 살아가는데 든든한 밑천이 된다. 충분하다. 나를 흔들어 놓은 책, 나를 버티게 해주는 책, 그래서 남에게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또 권할 수 있는 책, 그러나 그 읽는 일 쉽지 않은 일이며,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당신’을 만난 것과 맞먹는 일일 것이다” (본문 中)

나에게도 진정 가슴에 품은 책이 있을까? 한편으로는 반성하고 한편으로는 좀 더 책과 가까워지기를 다짐하게 된다. 책 속의 여러 문장들이 나의 기억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빠르게 읽기보다 내 책장에 오래두고 한 문장 한 문장 되뇌이며 읽어볼 친구와도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에 대한 사랑이 시들해 질 즈음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보며 내안의 책 사랑을 다짐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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