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섭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현대인들은 마음의 안식처를 찾는다.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힐링 열풍’은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한 단면이다. 그렇다고 우주와도 같은 인간의 마음이 쉽게 치유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살다보면 어려운 문제가 의외로 간단히 풀릴 때가 많다. 짧은 글 하나가 마음을 움직여 새롭게 마음을 추스른 계기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치유 전문가’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 정혜신씨와 그의 배우자 이명수씨가 쓴 ‘홀가분’에는 마음을 치유하는 짧은 글이 담겨 있다. ‘홀가분’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혹은 일하다 잠깐 커피를 마시며 읽다가 씩 한번 웃을 수 있는 책이다. 드라마로 치면 ‘한 뼘 드라마’나 매일 에피소드가 바뀌는 시트콤이라고 할까? ‘심리처방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내용이 무겁지 않다. 가볍게 읽고 쟁여놓았다가 또 생각나면 다시 찾아 읽을 수 있어 좋다.

글 하나의 내용은 짧지만 항상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리고 독자마다 그 메시지를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누군가는 가볍게 읽고 지나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무릎을 탁 치며 ‘그래, 이런 고민을 누군가도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한 것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 그 짧은 내용에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여 얽히고 설킨 내면의 실타래를 풀어준다. 이 책에선 거창한 정신과학적 용어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필자의 얽히고 설킨 내면의 실타래를 풀어준 문구이자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어 하는 내용이 아닐까하는 부분을 소개한다.

“내 욕구를 감지하는 영역에서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아니라 아마 그런 것을 원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잔뜩 집어넣고 떠나는 여행자의 배낭처럼 늘 버거울 수밖에요. 자기 욕구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영역에서 만큼은 백발백중의 심리적 저격수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면 불필요한 심리적 에너지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어쩜 그런 게 홀가분의 시작일지도요.” -‘내 마음을 쏴라’ 본문 中

얽히고 설킨 내면의 실타래를 풀어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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