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사람들에게서나 지역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직지이다.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나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하권 1권만 유일본으로 소장되어 있어 국내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직지를 찾자는 운동이 시작된 후 청주시와 직지에 관심이 많은 단체와 지역민들은 직지찾기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달 지인의 부탁으로 전북 부안군에 다녀왔다.

부안군은 지역축제를 차별화되고 경제적인 축제로 이끌어 군민화합과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전국의 전문가들을 찾아 자문과 의견을 수렴하고 있었다. 부안군은 청주보다 예산도 적고 발전도 더딘 지역이나 바다에 근접한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이러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환경친화적인 지역축제의 개최를 위해 장시간 군수와 군 공무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었다. 김종규 부안군수처럼 지역축제를 차별화 하려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점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지역축제 전문가가 드물어 서울의 대형이벤트사들에게 지역축제를 맡기나 이는 지역의 전문가 양성과는 거리가 멀고, 차별화에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지자체가 예산을 확보하면 이벤트사는 예산에 맞춰 행사만 마치면 그만이고 제대로 된 평가조차 없기에 지역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허울 좋은 인프라구축이란 것이 내용과 질적으로 볼 때 속 빈 강정뿐임은 청주에서 개최되었던 그동안의 수십억원을 들인 대규모 국제 행사나 260억원을 들인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가 실질적 평가회 한번 없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문화관광부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비롯 2003년 지원대상 문화관광축제 23개를 선정했는데 그 중 충북에서는 충주세계무술축제와 난계국악축제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문광부의 자료에 의하면 2002 금산인삼축제의 경우 국제인삼교역전을 개최하여 10개국 77명의 해외바이어가 방문하여 총 1,020만불의 무역성과를 이루었다고 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비교해봐야 할 점이다. 6억여원이나 들인 공예보털사이트와 20십여 억원을 들인 공예관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음에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미흡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직지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관행대로 한시적으로 열리는 외형적인 축제 지향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주와 직지를 직결시켜 출판문화의 고장, 청주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보다 내용적인 전략수립이 절실하다. 청주를 직지의 고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효율적으로 홍보하려면 ‘2002청주국제인쇄출판박람회’ 개최를 기념하며 우리 글꼴의 올바른 방향제시를 위해 마련된 ‘1회 직지 한글 글꼴 공모전’이 그 대안 중 하나라 생각한다. 당시 문광부 장관상 500만원을 포함하여 총 2천200만원의 저 예산으로, ‘직지’를 전국민에게 알리고 이해시키는 매개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질적으로도 우수한 수상작을 내었음에도 그 후 흐지부지되어 안타깝다. 하루빨리 사장된 수상작 글꼴을 개발하여 직지체라 이름 붙여 무료로 보급해야 한다. 컴퓨터가 전국 집집마다 보급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온라인 상에서 활용되도록 한글꼴, 영자꼴을 개발하여 보급한다면 ‘직지글꼴’(가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저절로 직지를 인식하게 되어 홍보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돈으로 안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라지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결국 사람만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직지의 홍보와 축제의 성공은 청주 사람, 즉 우리의 노력에 달려있다.

(8654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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