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명예보다 목표가 중요하다

우석대 진천캠퍼스 3월 개교

국가대표선수촌 유치 등 성공

‘진천시 건설’ 꿈·비전 제시

하나하나 성과를 내고 있다

AI 살처분 반대…피해농가 공감

폭탄테러 당한 신도와 아픔 나눠

모든 정파 초월·이해득실 떠나

일한 것만큼 평가받는 사회 필요

유영훈 진천군수는 우석대 진천 캠퍼스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다음달 개교를 앞두고 기대감에 차 있다. 이는 군 공무원들과 함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강력히 추진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는 재선 기간 동안 국가대표선수촌유치, 국제교육특구지정 등 많은 성과물을 냈다. 특히 전북 고창발 AI가 북상하면서 자식같이 키운 닭·오리의 ‘묻지마식의 살처분’을 반대하며 12일 동안 버티면서 농민들과 고통을 함께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집트 순례 중 폭탄테러를 당한 중앙장로교회 신도들과 아픔도 나누고 있다. ‘진천시 건설’을 위해 할일이 산적해 있는 유 군수를 만났다.

▶8년 재임기간 동안 성과는.

민선 4기 취임 당시 군민들에게 진천시를 건설하겠다는 꿈과 비전을 제시했다. 진천군의 생활권은 진천읍을 중심으로 6개면이 둘러싸여 있다. 읍 인구는 당시 2만6천여명으로 5만의 도시로 만들면 진천은 시가 되고 도농통합시를 이뤄 진천시 건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필요한 로드맵은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교수 등 30명의 정책자문단을 구성, 자체적으로 로드맵을 만들었다. 전문용역기관이 로드맵을 만들 경우 공직자들이 체감적으로 느끼기에는 거리가 있어서다. 이것이 선거용의 로드맵이나 정치인의 제스처로 생각했던 공직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공감대를 얻고 사업을 추진하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민선 4기는 로드맵을 만드는데 2년, 실행계획을 수립하는데 2년이 걸리다보니 4년이 훌쩍 지나갔다. 민선 5기 재선에 성공한 뒤 진천시 건설을 위한 사업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고 있다.

▶우석대 진천캠퍼스 유치 성공 전략은.

진천의 중점사업은 대학유치였다. 20년 가까이 지역의 숙원이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우석대 진천 캠퍼스 유치를 위한 MOU를 채결했다. 그리고 학교 위치는 진천 중심에 갖다 놓아야 했다. 군민들로부터 공감도 얻었다. 그러나 캠퍼스 건설을 위한 지원이 문제였다. 사학재단에 군 예산을 투자·지원할 수 없고 군 유지를 매각이나 증여도 할 수 없었다. 그때 하나의 창조행정을 만들어낸 것이 민간 개발 사업을 활용한 캠퍼스 건설이었다. 전국 최초로 11만평의 부지를 도시개발 사업으로 지정해 주고 이중 3만5천여평의 부지를 개발사업자가 학교에 기탁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 개발사업자에게 주는 인센티브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았다. 그러나 학교는 육영사업이고 육영사업은 국가의 공익사업이기 때문에 밀어붙였다. 다만 개발사업자가 이를 감내해주고 흔쾌히 승낙할 수 있는 사업자라면 받아들여 사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영화건설이 사업을 2년 간 추진했지만, 공사가 중단됐다. 제2의 사업자가 재추진 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국가기관 등의 유치 현황은.

진천은 국가대표선수촌 유치를 비롯해 중앙공무원 교육원, 한국교육개발원, 법무연수원, 정보통신정책연수원, 신한은행연수원 등을 유치했다. 공공기관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군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재임 기간 동안 아쉬운 점은.

기초단체장은 국가 예산 중심(도)으로 사업계획을 세운다. 진천시 건설 로드맵을 세우면서 민자 유치를 통해 진천 공무원들만의 핵심 노하우를 갖게 됐다. 우석대 진천캠퍼스 유치 성공과 120만평의 산업단지건설이 좋은 사례다. 이런 노하우를 토대로 진천시 건설을 위한 도시개발 사업에도 민자 유치방식으로 가게 된다. 만약 국가예산을 끌어다가 계획을 세우고 추진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성공으로 2조원 규모의 사업이 진천에 투자되고 있다. 이렇게 기본 인프라를 갖췄을 때 진천시 건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고정관념 등을 더 확 깨고 싶은 것이 솔직한 욕심이다. 군 예산도 민선 4기 취임 땐 1천6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천300억원으로 늘어났다. 민자 투자요건이 진천군은 비수도권 경계지역이면서 교통량 등의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은 다행스럽다. 아쉬운 점은 민간자본이 얻어지기까지의 그 과정에 대한 이해를 군민들로부터 덜 얻었졌다는 점이다. 공무원은 열심히 자본을 유치해 성과를 내면되지만, 군민들은 투자가치로 생각한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다.

▶중앙장로교회 폭탄테러 수습책은.

폭탄테러가 국내에서 일어났다면 군의 역할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집트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군이 수습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고 공무원 2명이 대책위원회에 참여해서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군은 정부를 통해 현지 정보를 알려주고 유가족들이 사후 수습대책을 잘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AI 살처분에 따른 농가피해규모와 문제점은.

오리가 28만마리, 닭 49만마리를 살 처분했다. 지난 18일 살처분과 사후처리까지 마무리 했다. 앞으로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매몰지를 잘 관리하면 된다. 이번 AI특성은 과거와 다르다. 오리는 AI증상이 나타난 반면, 닭에는 1마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진천이 처음발생이라면 감지를 못했을 것이지만, 이미 고창에서 시작해 15일이나 걸렸다. 안타깝게도 오리에 AI 증상이 나타나면서 자식같이 기른 닭까지 살처분을 해야 했다. 이 같은 살처분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선별적 살처분을 하겠다고 충북도와 농수산 식품부에 협의를 했다. 그러나 정부는 모두 살처분하라고 지시했다. 이 기간 동안 79만마리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문제는 닭 사육농가의 경우 이동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계란 유통이 중단되고 모두 폐기해야 한다. 육계는 45령에 출하를 하는데 이 기간을 넘으면 상품성이 떨어지고 사료비 부담도 크다. 결국 이동명령제한권을 장관이 가지고 있는데다 그 피해가 농가에 전가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2일 간 버티다가 살처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안타깝다.

▶살처분에 따른 지방비 부담은.

정부가 2011년에 살처분에 따른 보상지원법을 해당 지자체가 20%를 부담하도록 바꿨다. 진천에서는 1월 27일 최초로 오리에서 AI가 발생했다. 1월 30일은 설날이었다. 600여 공직자들이 설 연휴를 반납하고 연인원 4천여명이 살처분을 진행했다. 게다가 살처분에 드는 비용과 보상비까지 지자체가 부담토록 한 것은 문제가 있다. 매몰방식도 과거엔 땅에 매몰했다. 지금은 플라스틱 통에 담아 처리하기 때문에 경비가 늘어난다. 약품 대와 보상비까지 감안할 경우 15억원을 군이 부담해야 한다. 결국 정부가 20%의 군비 부담 중 도와 군이 각각 10%씩 부담토록 했지만 AI로 인한 보상비와 매몰비용 등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

▶진천군의 숙원사업은.

국가 관련 교육기관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진천에 많이 건립된다. 교육문제를 풀지 않으면 사람을 끌어오고 정주여권을 만드는데 빈약할 수밖에 없다. 그 해결 방안으로 진천에 교육특구를 유치하는 것인데 다행히 교육특구를 지정받았다. 앞으로 24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외국의 사업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타 지자체와 차별화도 가능하다. 앞으로 특례법을 적용해서 교육특구를 만드는 것이 숙제다.

▶진천지역의 공장 수는.

승인된 공장은 1천여개가 넘고 가동 중인 공장은 800여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공장이 개별 입지하는 바람에 폐수처리 등 환경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군은 12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건설을 추진해 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어 생산 활동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역별로 초평·문백·백곡은 개발제한을 하고 있고 이월·광혜원·덕산은 산업단지개발을 추진한다.

▶3선 도전의 선언배경은.

3선 도전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다. 명예를 얻고 정리를 하려면 지금이 적기다. 그렇지만 정치인이자 지역의 리더로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의 ‘군정 탄력’을 연속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기본 인프라를 만들어 놓겠다는 일 욕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공익 개발 사업에는 소지역주의가 팽배하고 민원과 부딪히게 마련이지만, 지난 4년 동안 3선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다. 지금은 하나하나 성과물이 나오고 있지만 마무리 단계는 아니다. 또한 그동안 군수와 군 행정을 믿고 진천에 투자한 민간 개발사업자들은 군수가 바뀌고 군 행정의 방향이 바뀔 경우 불안해한다. 지금까지 진천시 건설에 대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 역시 진행방향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 하고 있다. 특히 어렵게 국제교육특구를 만들어 놓았는데,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빈껍데기 밖에 남지 않는다. 지금부터 ‘알맹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세부 계획을 세우고 시장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사람(군수)이 당선됐을 때 전임 군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리더는 명예보다 목표가 중요하다. 따라서 용기를 내야겠다는 결심이 서면서 3선 도전을 결정했다.

▶군민들에게 할 말은.

기초단체장은 지역발전공익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럼 점에서 정단공천제가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구청장협의회 통해 시장군수들의 하나같은 주장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때만 되면 군민들이 본의와는 달리 정파별로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하게 된다. 또 지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각종 루머에 익숙해져 왔다. 이런 문제를 지역의 리더들이 풀지 못하는 난맥상이다. 모든 정파를 초월하고 이해득실을 떠나 일한 것만큼 평가받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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