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면 대개가 자기 자신에 대해 비교적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었을때 소위 사람 꼴이 우스워지기 마련이다.
200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청주교육박람회, 창업보육경영지원사업, 해외마케팅활동지원사업, 지식콘텐츠의 스타프로젝트 지원 사업, 교육콘텐츠 아카이브 설립 연구, 캐릭터 라이세싱 사업, 전문가 자문단 구성, 어린이 이-런닝(e-learning) 시스템 구축, 콜센터 기업 유치사업, 재단 홈페이지 다국어버전 제작, 문화산업발전세미나 등 2003년도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하 재단)의 사업계획을 보면 여러 면에서 재단의 향후 행보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현재 재단의 인력을 가지고 이렇듯 다양한 사업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재단은 5개 부서에 17명으로 1개 부서에 2∼5명이다. 행사 수, 종류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특히 문화행사를 전담할 문화사업부는 부장 포함하여 4명인데 이 인원으로 사업을 제대로 치러낼 수는 없음은 자명하다. 종전 청주시처럼 외부에 용역을 주거나 관련단체에 예산을 나눠주고 영수증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면 몰라도 말이다. 이는 재단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일도 아닐뿐더러 관의 진부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마도 재단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재단의 청주시 눈치보기
재단의 내년도 주요사업계획은 청주시의 관련 부서와 연관된 것이 많지만 재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하지 못할 것은 예상 가능하다.
전체 예산을 청주시에 의지하는 재단은 현재 쓰다 달다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당면한 재단의 향후 계획 수립보다는 청주시의 여러 행사를 곁에서 처리해주는 일을 전담하고 있어 ‘청주시의 2중대’라는 소리마저 들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재단의 위상과 5개 부서장의 처신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장 행사를 많이 개최하는 것보다 재단이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 정도는 구분해야 하고 이는 전적으로 현재 5개 부서장의 역할이다. 재단은 청주시의 여러 일을 처리하는데 허덕이기보다는 향후 재단이 지역 문화컨텐츠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찾아가는 미술관’ 유치 등은 지역의 예술단체로 이관해야 한다.
△문화행사와 문화산업의 경험 부재
지난 일년간 재단이 행한 여러 행사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현재의 재단 인력이 문화행사와 문화산업에 대해 경험이 일천한 때문이라 판단된다. 몇 번의 직원연수교육 등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문화컨텐츠의 전문인력을 재단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러한 전문인력들이 모여 2003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전시기획도 스스로 해야 한다. 재단이 청주시에서 행하던 관행처럼 확보된 예산을 집행만 하려 한다면 재단 설립취지가 무색하다. 올해 청주시민의날 행사 때 한국문예진흥원 상징마크와 너무도 흡사한 것을 청주시민의날 행사 상징마크로 사용하는 등의 일은 정말 창피한 일이다. 이는 재단의 전문성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청주시장의 결단
무엇보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위해서 청주시장의 재단 이사장 겸직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단을 민영화하여야 한다. 5개 부서간의 의견조율을 효율적으로 담당할 사무총장의 부재는 시장에 대한 과잉충성 등 내부적인 잡음이 불거져 나오게 하는 요인이었다. 따라서 한대수 시장은 하루빨리 문화켄텐츠와 경영마인드를 지닌 전문가를 국내외에서 찾아 영입하여 이사장과 사무총장에 임명해야 한다. 지난 선거와 관련하여 지역에서 거명되는 인사보다는 전문가를 찾아 재단의 책임운영을 맡기고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문화행사와 문화산업은 절대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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