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족으로 오페라 ‘직지’의 공연이 어려워 오페라 ‘직지’의 올해 예산을 내년 예산에 이월시켜 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를 보니 마음이 씁쓸하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오페라 ‘직지’의 파행은 이미 시행 초기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청주시예총 회장직에 몸담고 있던 내게 오페라 ‘직지’의 공동 대표직을 맡아달라는 추진 관계자의 말을 듣고 흔쾌히 응했다가 그로부터 몇 달 후 스스로 물러났던 기억이 새롭다.
공동 대표는 말뿐이고 한번이라도 관련 서류를 본 적도, 사전 사후에 회의 개최 통보나 결과보고도 없어 이에 대한 시정을 몇 차례 요청했음에도 달라지지 않아 스스로 사퇴했었다. 당시 오페라 ‘직지’의 추진위원회에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도 포함되었으나 역할은 미미했다. 그토록 어렵게 추진돼오던 오페라 ‘직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첫째, 운영과 예산 집행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직지는 어느 개인이 기득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오페라 ‘직지’를 추진했던 운영 주체들은 그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몇몇 핵심 실무자만 업무를 파악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한 오페라 ‘직지’는 앞으로도 잡음이 이어질 것은 뻔하다.
둘째, 예산 확보만이 능사인가? 5억여원을 투입한 오페라 ‘직지’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 후 청주예술의전당에서 2회 공연을 가졌다. 올해도 청주시 5천만원, 충북도 3천만원 등 8천만원을 지원받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계획이었으나 1회 공연에 1억3천만원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올해 공연을 포기했다 한다.
묻고 싶다. 예산도 확보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굳이 서울 공연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청주에서 공연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가? 그러나 이러한 점들은 공연 기획이 치밀하지 못함을 노출시키는 것일 뿐이다.
셋째, 추진위원들이 운영 주체로 나서야 한다. 오페라 ‘직지’의 추진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지역의 명망가들이다. 그럼에도 추진위원들이 왜 탈퇴하는지 운영 주체들은 반성해야 한다. 예산 지원받기용으로 시민사회단체를 끌어들인 것은 아니었는지…. 또한 시민사회단체들도 추진위에 참여한 이상 제 역할을 다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렇듯 운영 주체의 불합리로 추진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예산 대부분을 청주시에서 지원받으려고만 했기에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였다는 판단이다.
네째, 오페라 ‘직지’가 성공하려면 지역의 문화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직지는 청주의 문화유산이다. 청주를 떠난 직지는 이미 역사성과 정체성을 상실한다. 따라서 오페라 ‘직지’는 시민의 참여 기회를 최대한 넓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주요 배역 등 공개 오디션을 통해 공정하게 할 부분들은 최고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최대한 공정하게 하고 그 외 여러 면에서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오페라 ‘직지’를 직지 관련 문화상품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다시금 오페라 ‘직지’를 냉정히 평가하여야 한다. 오페라 ‘직지’가 성공하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영국의 밤은 뮤직컬과 오페라로 빛난다. 기본적으로 작품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경쟁력 있는 오페라로 거듭나려면 국내,외의 전문 인력을 참여시켜야 한다. 특히 지역의 전문 인력을 찾아 청주 문화산업의 꽃을 피워야 한다. 부디 오페라 ‘직지’가 경쟁력을 갖춰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