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선전의 광고제품 카피가 유행처럼 자주 사용되고 있다. “너희가 게 맛을 알아?” 언뜻 들으면 반말로 들려 사람을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제품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메시지가 들어있지 않은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청소년을 물론 일반인들까지 종종 사용을 하게 되는 것은 이 문장의 발음에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일반적 광고의 형태는 제품특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위해 소비자에게 정보전달적 상황을 통해 광고문구와 제품을 동일시하는 방법을 구사하였다.
하지만 이 경우는 제품의 성격과 무관하게 이미지 전달적 상황을 통해 아무에게나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도발적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일반인들에게 대리만족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조건 다른 것과는 차별화되어야 하고 튀어야 하는 현대 사회의 자기과시적 현상과 일치시킴은 물론, 장에 여러 가지 상황을 적용하여 일반생활에서 자주 사용할 수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도시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정주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으면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도시경의 참 맛을 아는가. 우리나라의 도시정주체계는 풍수지리와 음양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배산임수의 개념으로 초기의 공간구성은 물론 경관적으로도 매우 우수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다양한 산세와 새를 이용하여 지역적 특색에 맞는 주거형태와 재질을 사용하고, 특히 다양한 축조술을 가지고 도시가 형성되어 자연에 순응하면서 독특한 지역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구릉지에는 산세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면서 혈을 형성하는 형태로 구성하고 있고, 평탄한 곳에서는 땅의 기운을 모으고 이를 내부적으로 보호하려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지배계층의 주거지역은 현대의 도시건축적 개념으로 복합적 기능의 대규모 형태를 취하고 있고, 일반인들과 상업적 공간은 소규모의 집단취락으로 형태와 재료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걸으면서 지역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도시경관은 몇 가지 특성을 우리나라의 전통적 상황을 통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시각적 안락함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주거공간이 인체지수를 바탕으로 계획되고 도시는 이러한 치수의 종합적 결과물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도시경관의 모습도 인간스케일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두번째는 시각적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 시선이 단절되거나 급격한 변하는 보는 사람이 공간에 흥미를 잃게 하고 때로는 공간의 단절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느끼게 한다. 물도 고여 있으면 썩는 것처럼 시선도 도시공간 일부에 고여 있으면 인간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인간의 눈높에 맞추어야 한다. 우리 주변환경을 보고 느끼는 주체가 인간이기 때문에 눈높이를 이에 맞추어야 하고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 혹은 일부의 특수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훌륭한 도시경관이라 함은 우리가 도를 걸으면서 그 지역의 독특한 시각적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이를 기억 속으로 남기려 하는 의도가 겨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하지만 현재의 도시경관은 어떠한가. 어디서나 획일적인 가로의 형태와 주변에 늘어선 표정없는 건물들, 이면도로변에 어김없이 자리잡은 주상복합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들, 구릉지에 위치한 유아독존식의 규모 고층아파트군, 여기에 요즘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는 요란한 원룸건물들, 또한 휘양찬란한 네온사과 건축물을 도배한듯한 옥외광고물 등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경관요소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고사하고 시각공해전시장을 방불하고있다. 분명 이는 기존의 도시경관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시각적 혼란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정서는 매우 염려할 수준이라는 것이 도시경관학자들의 공적 의견이다. 더욱이 미래에는 도시경관이 문화, 관광과 연계되어 도시경쟁력으로 인식될 것이기 때문에 경관에 대한 의미와 중요도는 날로 증가할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의 환경에서 누가 우리에게 도시경관을 아냐고 묻는다면 불행하게도 모른다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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