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란 질병이라기보다는 인지기능 전반이 훼손되어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들이다. 따라서 원인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은 알쯔하이머병이다. 전체 치매 원인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앓고 있어서 유명해졌다.

두 번째로 흔한 것은 여러 가지 뇌혈관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치매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에 의한 것이 가장 많고 뇌혈관이 터져서 오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으로는 알코올 등 독성 물질에 의해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것들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뇌신경질환의 증상으로 치매가 나타난다.

각각의 원인 질환에 따라 발병하는 양상이나 동반되는 증상들은 다소 차이가 있다. 그래서 병력을 잘 조사하는 것이 감별 진단에 중요하다. 그 외에도 신체검사 및 임상병리, 방사선 검사 등을 통해 감별한다. 치매 자체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인질환에 따라서는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완치는 어렵더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조치를 하면 증상의 진행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기억은 가장 흔하게 침범되는 증상이다. 가볍게는 새로운 사실을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에서 심하게는 자신의 이름, 가족의 얼굴 등마저 잊어버리는 것까지 그 증상의 폭은 치매의 진행 정도에 따라 매우 넓다. 또 중요한 증상 중에 하나는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다. 해서 환자는 가급적 익숙한 것을 반복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지기능은 대개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많다.

결국 언어기능이 감퇴하게 된다.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심한 경우, 들은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또 횡설수설하게 된다. 그 외에도 인지 기능에 의해 수행되는 다양한 운동 기능이 감퇴되어 식사하는 것을 잊고 밥상을 받아놓고도 수저를 들지 못하거나 입안에 음식을 넣고도 씹거나 삼키지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극의 양이 너무 많거나 너무 줄어들면 정상적인 사람도 견디기 힘들어진다. 치매의 경우는 이것이 더욱 심해 환경이 바뀌거나 낮선 사람을 보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남아 있는 뇌의 기능만으로는 그 자극들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어두워지는 밤에 치매 증상은 대개 심해진다. 노화에 따르는 수면구조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지만 밤이 되면서 자극의 양이 갑자기 줄어드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가정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기 어려운 이유는 앞서 말한 밤낮이 바뀌는 것과 행동이 조절되지 않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환자는 자주 이웃과 다투거나 심한 경우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는 인지 기능이 감퇴된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가족이나 이웃이 그 사실을 알게 될까하여 주변을 경계하게 된다.

또한 사물의 다양성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마치 고집이 세어진 것처럼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게 된다. 그렇다보니 주변에 대한 의심이나 피해사고 등에 사로잡히고 이런 생각들이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앞서 말한 대로 원인 질환에 따라 완치가 가능한 치매도 있고 또한 조기에 발견해서 조치를 취하면 진행을 늦출 수도 있으며 설사 진행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장 어려움이 따르는 수면 장애 및 행동 장애는 약물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 신경정신과 전문의 ( 조치원 한마음 효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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