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도 환자 중에는 진찰실에 들어와서 몇 마디 말을 나누기가 무섭게 “그런데 병명이 뭐요” 하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에 명의들이 손목만 잡아보고 아니면 손목에다가 실을 묶어서 흔들리는 것만을 보고 병을 알아내는 것에 익숙해져 인지 얼굴만 보고 병을 알아 맞추란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검사도 하지 않고 병명을 잘 맞추는 사람이 의사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의사는 여러 가지 증상을 종합하고 검사를 해서 확인하고 여러 질환 중에서 환자에게 맞는 질환을 찾아내는 것이고 진단을 하지 전 까지는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한다.

또한 다른 질환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 놓치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의 질환을 찾아내는데 한가지 병명만을 염두에 두고 검사하다가 그 질환이 아닌 경우엔 낭패를 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초 검사를 하고 의심이 나는 곳에 더욱 심도 있는 검사를 해서 정확한 질환을 발견하는 것이 진단의 기본이고 이것을 잘하는 사람이 의사들이 보기에 명의인 것이다.

오래 전 개구리소년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더니 요즈음 발견이 되어 우리 국민 모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러나 거기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많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발견 당시 경찰은 저체온사로 거의 단정짓다시피 하고 수사의 방향을 잡았다.
그러다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저체온사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자 방향을 다른 쪽으로 바뀌어 군 사격장을 의심을 하고 수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11년 전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을 하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개구리 소년 전단지를 보지 않은 국민이 없는 사건인데도 기초자료중의 하나인 주위 사격장에 대한 기록이남아 있지 않다가 지금 와서 요구를 하고 자료가 없다고 한다.

유해를 발견할 때도 보자마자 비전문가들이 발굴 작업을 해서 많은 단서를 놓쳤단다.
지금에 와서야 발굴당시의 자료가 필요해도 다 헤쳐놓아 알 수가 없단다. 아마도 이 사건은 획기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는 한 미궁에 빠질 것이란다.

옆에서 훈수하기는 쉬워 보여도 바둑을 두기는 어려운 것처럼 당사자가 되어 일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비단 이번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초자료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의학서적에 나오는 기초자료의 대부분은 일본이나 미국의 자료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대동소이 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들고 질서 있게 응원을 해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것으로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 자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정확한 병을 찾는 것은 콕 집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기초자료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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