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다국적기업유치성과는 영국 181건, 미국 126건에 이어 동북아의 싱가포르 46건, 홍콩 44건, 중국 29건, 말레이시아 8건 보다 뒤진 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국적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전체 829건의 0.8%에 불과하다.

사업하기 좋은 국가로서 1위는 캐나다, 2위는 네덜란드, 그 다음 핀란드, 영국, 미국의 순이고, 한국은 세계 25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제 6위에 올랐다. 또한 금융중심도시 선호도로서 홍콩·싱가포르·도쿄·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서울의 순으로 베이징보다도 뒤쳐진 실정이다.
우리가 동북아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시급히 갖추어야 한다.

이대로는 동북아 중심 못 돼

첫째, 원칙을 지키고, 법질서가 바로 서며, 법이 바르게 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홍콩이 150여년 전 영국으로부터 통치를 받기 시작하여 오늘날의 개인소득 2만 5천달러의 국제도시로 성장하게 된 주된 요인은 강력한 법과 홍콩인의 성실성에 있다.
사회질서는 법규정의 준수와 원칙의 이행으로부터 시작된다. 음주단속을 철저히 할 때와 안 할 때 교통사고 건수에 큰 차가 나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최근 공무원 노조의 집단시위로 인하여 흔들리는 충청북도 당국이나,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심천 수중보 건설이 보류되는 청주시 행정의 나약한 모습은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강력한 지도력의 아쉬움을 갖게 한다.

둘째, 외국인들에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이에는 외국어구사 등 노동력 질 향상,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 법인세 및 개인 소득세 인하,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법률, 회계 서비스 시장개방, 노동시장의 유연성, 불합리한 규제 철폐, 도시계획 및 교통기반시설 개선 등이 해당된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전체 인구의 약 10%의 외국인들이 거주하면서 자유롭게 무역에 관한 협의를 하고, 자유무역항으로서, 기업인이 정부에 일정한 세금만 납부하면 사사건건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노조파업과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제적인 사업을 하기 위하여 오는 수많은 외국인들로 인하여 호텔은 성수기의 경우 한달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이 없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가족들과 함께 현지의 관광지를 찾아 먹고 마시고 휴식을 취하며 즐기고, 현지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다. 이로서 현지인의 경제도 자연히 활성화된다.

셋째,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교통수단을 제대로 정비하는 일이다.
청주시도 그런 목표를 설정하여야 한다. 얼마전 대만의 까오슝(高雄), 중국의 심양(瀋陽)과도 노선을 신설하여 국제공항은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사업하기 좋은 환경 가꿔야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도시와 연결하여 활성화를 도모함은 물론 국내 도시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일하기 좋은 환경은 신속한 일 처리를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넷째, 나라와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외국인들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가를 즐긴다. 외국인들에게 나름대로의 특색 있는 볼거리·먹거리·살 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거위는 황금 알을 낳지는 않을 것이다.

홍콩만 해도 선상의 거대한 점보레스토랑이나 해양공원, 원숭이들만이 살도록 만든 후자산, 쇼핑을 위한 면세점 등이 있어 외국인들이 다시 찾게 한다. 중국과 같이 땅도 크지 않고 지하자원도 별로 없는 한국·충북·청주시가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은 홍콩이나 싱가폴을 벤치마킹하는 일이다. 그들처럼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세계적 유통망을 구축하는 길만이 개인소득 2만 달러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jkrhe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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