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타운 건설 청사진 중 골프장 건설계획이 종종 문제점 내지는 논란점으로 대두되곤 한다. 잠잠했던 계획이 다시 논의되면서 유독 골프장 문제가 민감한 사안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긍정론이 전혀 없을 수만은 없을 텐데 공개적으로 찬성발언을 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는 합리적 정책결정이 이루어질 수 없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플라타너스 터널길’ 관련 여론수렵과정이다. 터널 길의 플라타너스는 한 그루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한마디 반대의견도 개진이 되지 않고 있었다.

자연을 철저히 보존하자는 입김 센 시민단체의 주장에 이견을 제시할 엄두를 못 낸 탓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2001년 2월 23일 청주시의회주최로 열린 ‘청주시 가로수길 관련 토론회’에서 휴암동주민 대표가 ‘가로수 터널 길’이 청주의 명소라고 외쳐대기만 했지 30여년간 제대로 전지 한번 하지 않고, 해충방제도 형식적이었나 하면 플라타너스 몸통도 훼손이 심해 앞으로 길어야 20, 30년을 넘기지 못할 상황에 무슨 나무보호타령이냐는 반박에 이어 주민대표가 울먹이며 굽은 가로수길 터널 때문에 빈발하는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우리 주민들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는 호소에 그 거셌던 주장은 거두어들이지 않을 수 없었고, 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의 제안대로 ‘가로수길의 공원화’개념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 오늘날 노선을 바로잡고 나무를 옮기는 개발공사가 이루어지는 내력을 갖고 있다.
정책결정 과정 중 강력한 일방적 주장이 꼭 옳을 수만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예를 들어 말하며 상당수 있는 밀레니엄타운 골프장 건설 찬성론자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참고자료로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필자의 골프에 대한 인식을 말하자면 한때 수년간 즐긴 내력이 있으나 지금은 수입 감소로 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골프채를 다시 잡을 생각이 없는 처지이다. 어쩌면 그래서 중간 입장에서 문제를 바로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난날 한 때, 아니 지금도 골프하면 이 삼십 년 전 관념대로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남몰래 쉬쉬하며 즐겨야 하는 운동으로 인식되어 온 게 사실이다.
오늘날 청주시의 골프인구는 적어도 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결코 특권층에 속하거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위치에 있는 계층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요, 친구들이다. 골프연습장도 실내 연습장을 제외한 대형만도 10여 개에 이르는 정도로 인구와 보급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당장은 아니지만 국민소득이 늘게 되면 급속도로 증가하게 되고 인근에 퍼브릭골프장을 갖는 도시가 부러움을 사게 될 전망이다. 선진 각 국이나 도시를 보아도 인근에 퍼브릭골프장을 갖고 있는 것을 자랑이나 큰 이점으로 느끼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이제 골프장이 결코 더 이상 혐오시설이나 피해야 할 비윤리적인 스포츠일 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
물론, 반대 입장이 지금 우리의 실정으로 보아 더 긴요한 시설, 사업이 많이 있는데 부정적 요인과 시각을 갖고 있는, 적은 수의 수혜자를 위한 덜 필요한 사업을 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퍼브릭골프장은 이런 적당한 도소유 부지가 있을 때가 아니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필요를 느낄 때 만들 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야 한다. 적어도 미래지향적 시각을 갖지 않고는 말 할 수 없는 과제인 것이다. 5년 내지 10년 후에는 필연 골프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게 달라지고 즐기는 시민의 수도 월등 크게 늘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금 이 부지에 건설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 부지를 마련하여 개설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청주시 인근에 남들이 갖지 못할 멋진 골프장을 개설할 절호의 기회는 아닐 것인지도 곰곰이 생각해봄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 까지 의견 개진을 꺼렸던 ‘긍정론자’들도 그 입장을 당당하게 표현하여야 한다. 더 이상 남의 이목을 두려워하거나 꺼릴 이유가 없는 일이다. 그러지 않고는 충청북도의 정책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가 없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충청북도가 펼칠 경영, 수익사업측면에서도 충청북도 도민이나 청주시 시민이 아닌 이웃 도, 시민을 상대로 사업을 한다해도 이만한 사업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경영난이 분명할 대형 컨벤션센터나 특급호텔 보다도 나은 사업 아이템이 될 수도 있을 일이다.
논의를 다양화하여 충청북도의 정책결정에 주민 참여의 폭을 넓히자는 뜻에서 자연스레 표출이 되지 않고 있는 골프장 건설 찬성론자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해 본 것이다. 충청북도도 광범한 논의의 장이 마련되도록 개방적 자세로 여론 수렴의 폭을 넓혀 나갈 방책강구에 진력하여야 할 것이다. 밀레니엄타운 골프장 건설문제는 결코 감정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 청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