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고교출신자가 대학정원에 크게 못미치고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가진 <충북발전과 대학의 위기극복>세미나는 우리의 교육현실을 새삼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사로 치부하기 충분하다.
사실 대학은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의 향도다. 그것은 한나라를 지탱해가는 힘과 발전시킬 창의력의 대부분이 대학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그런 힘과 창의력은 대학이 건실하지 않으면 기대하기 어렵다. 대학이 건실하려면 무엇보다도 우수한 교수와 학생이 있어야 하고 건실한 재정,운영의 유연성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그런데 우리의 대학들은 외국의 대학에 비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교수 1인당 학생비율이 너무 많다.우리나라의 1인당 비율은 39.7명이다. 일본의 11.8명에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OECD국가의 평균인 14.6명의 2.5배가 넘는다.우리나라 초중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보다도 많다.부끄러운 얘기지만 99년 우리나라의 교수 1인당 학생수가 49.6명이었을때 79년 미국MIT는 6명이었다. 20년차이가 나는데도 말이다.
우리 대학생들의 공부시간도 수업시간을 빼면 하루 1시간정도에 불과하다.이 역시 외국의 대학생들에 비해 형편없다.
교수들의 연구도 활발해졌다고 하지만 세칭 일류대학을 제외하면 형편없기는 마찬가지다. 여건이 나쁜점도 있겠지만 대학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게 아닌가싶어 여간 안타깝지 않다.
다음으로 인사의 편협성이다. 2001년 의대교수의 모교출신비율을 보면 전남대가 100%,서울대가 99.7% ,경북대 98.6%, 연세대 98.2% 고려대 91.6%, 가톨릭대90.3%였다. 물론 능력이 있어서 채용했겠지만 일반인에겐 능력을 앞세운 학연에 치우친 인사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주제를 주어 토론케하고 교수들이 일체 관여하지 않음으써 학생들에게 토론을 올바로 가르치는 선진국 대학에서 보면 기가 찰 일이다.
그다음으로 정부의 간섭이 너무 많다. 자신들이 가르칠 학생들을 대학이 직접 뽑지 못하고 수능시험으로 일차 걸러진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대학을 못믿는 상급기관은 역설적으로 아래로부터 불신을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하는데 교육인적자원부는 그걸 모르고 있다. 자율성이 없으면 의지하기 마련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창의성이 계발될수 없다.자율성이 보장된 서구의 700개 대학총장들이 96년 모임에서<개혁>과 <생존전략>에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을 상기해보면 우리의 대학들은 그동안 너무도 안일한게 아니었던가하는 아쉬움이 여간 크지 않다.
대학이나 기업이나 재정이 튼튼해야하고 수요(정원)가 충족돼야 지탱할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경영위기에 몰리게 되고 급기야는 부도와 폐교에 이르게 된다.
98년 단국대가 종합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부도를 냈지만 앞으로 어떤대학이 뒤를 이을지 모른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10년후에는 정원을 대폭 줄이게 되거나 그것도 안되면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현재도 수도권대학은 편입학정원을 어느 정도 채우고 있지만 지방대학들은 60%선에 머물고 있다. 거기에 소속한 지역의 고교졸업자들로도 정원을 채울 수 없는 형편이다
충북의 2003년학년도 부족인원은 1만9천여명,2004학년도 2만여명,2007년까지 1만9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타지역에서 지원하는 학생이 있다고해도 얼마나될지는 미지수다.그리고 수도권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질적으로 우수하다면 그들이 졸업후 제고장으로 오지 않는한 우수 두뇌유출도 염려된다. 부수적으로 지방대학교수들이 교수학습에도 어려움에 부딪칠게 뻔하다.

이제 지방대학들이 살아나는길은 <좋은시절 다갔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배전의 노력을 하는길밖에 없다.노조를 설립한다거나 정치판에 관심을갖고 지지한다거나 학내문제에 너무 집착하지말고 연구와 교수에 정열을 쏟아야한다. 잘못하다가는 학과가 없어질 수 있고 대학의 이미지를 흐려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당할수도 있다.
대학마다 특성화시키는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짜야한다.이런 절박한때에 신방웅총장(충북대)이 “대학교육 내실화,지역사회의 협력,대학이미지 개선,대외경쟁력 제고 등”을 대학의 위기극복전략으로 제시한 것은 설득력있는 방안이라 할만하다. 아울러 지역대학위기극복 범도민대책위원회의<지역대학의 발전이 곧 지역의 발전>이라는 신념아래 결의한 6개항도 지방대학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왜냐하면 대학의 발전이 지역과 나라를 발전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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