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고 있는 청주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단적으로 시민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그 하나가 오만한 기업윤리이고, 또 하나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져 온 근시안적인 행정 집행으로 귀결할 수 있다.
청주의 도심 한복판에 대형 할인매장이 버젓이 들어서는 바람에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청주 도심 한복판이 때아닌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교통대란에 따른 시민들의 정신적·경제적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청주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외국계 대형 할인점인 까르푸 청주점이다.
청주지역 최대 번화가인 서문동 일원에 도로 폭이 좁고 평소에도 차량통행량이 많아 교통체증으로 시민불편이 많은데다 주변지역에 민원인 이용이 잦은 충북도청 등 관공서가 있고 백화점과 각종 유통시설이 밀집돼 청주점 개점이전부터 교통대란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됐었다.
주변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까르푸 청주점 매장면적이 무려 3천100평에 달해 실제 영업에 돌입하게 될 경우 쇼핑객이 한꺼번에 몰려 서문동 일원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말 그대로 교통지옥 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될 우려감이 비등했던 것이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개점 첫날인 19일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장 주변 교통혼잡이 극치에 달했다. 이는 곧 청주시민들의 원성으로 이어졌다.
여기까지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교보와 까르푸 측의 ‘일단 개점하고 보자’식의 기업윤리와 충북도의 근시안적 행정이 나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까르푸 개점의 연혁은 이렇다.
충북도는 작년 5월 청주교보복합빌딩신축사업 교통영향심의에서 청주지역의 도로 교통상황 등 민감한 현안을 소홀히 하고 불과 1~2년 앞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한 심의결과를 내렸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당시 교통영향심의결과에 따르면 충북도는 사업규모 및 주차예측수요 등을 감안할 때 752면의 주차공간 확보는 부족하지 않지만 이에 따른 대량교통 유발로 교통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출입구 위치 및 주변가로 여건을 감안할 때 택시이용자에 대한 교통개선대책이 없어 주변 교통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급기야, 충북도의회는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 부실한 교통영향평가에 대해 집중 질타하기까지 이르렀다.
무엇보다도 지역민들을 분노케 하고있는 것은 기업들이 시민과 지역사랑에 대한 배려는 외면한 채 영리추구에만 급급했다는 점이다. 생보부동산신탁과 까르푸 측의 행보를 보면 이를 가늠케 하기에 충분하다.
2001년 4월 까르푸 입점을 전제로 설계 및 교통영향평가 용역계약을 맺은 이후 교통영향평가를 받았다. 이어 건축허가 등 과정을 거쳐 9월 착공에 들어갔고 1년여 만인 이 달 19일 개점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청주지역 최대 번화가인 청주시 서문동지역의 교통체증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대형할인점인 까르푸 입점을 사실상 결정해 놓고도 사업주체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교묘한 눈속임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청주시민들을 우롱한 오만이다.
초일류 기업은 투명하며 합리적인 업무수행을 통해 고객, 지역사회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경영과 기업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윤리경영 기업이 이익도 높다는 사실을 까르푸는 알았으면 한다.

충북도는 시민들의 불편이 야기된 만큼 무엇보다 먼저 교통량을 재조사해 개선방안을 빠른 시일내 마련해야 할 것이다. 행정은 항시 최선책을 최상책으로 선택해서 집행해야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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