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주민들의 다대수는 지방의회가 무엇 하러 있느냐? 의회의원은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툭하면 감투싸움에, 수당 더 받아내기에, 내 몫 챙기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충청북도의회는 지난 23일 의원간담회에서 현재 연간 3억 원인 의원 사업비를 충청북도가 2억 원으로 줄이려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원래대로 책정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주민들은 한번 또 분노했다.

원래 의원사업비는 예산과목에도 없는 예산으로 기초, 광역의원들이 출신지역의 추천사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관행상의 예산인데 이로 인하여 긴급한 집행부의 사업이 뒤로 밀리는 등 부작용을 빚을 수 있어 부당하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는 터이다.

현행법상 지방의회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역, 기초의회 가릴 것 없이 당선되어 의회만 구성하고 나면 갖가지 수단방법을 동원하여 수당, 교통비, 일당 등등 보수 챙기기에, 보좌관까지 요구하는 등 염치를 잃는 경우를 흔히 보아 주민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주민 개개인이 행정에 직접 참여하여 정책결정 과정에 일일이 자문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의제로 주민을 대신하여 활동할 의원을 뽑아 지방의회를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의회는 첫째, 주민이 직선한 대표자로 구성되는 대의기관인 것이다. 둘째는 지방의회는 선거에 의하여 대표성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 뽑을 수가 없는 것이다. 셋째 지방자치단체의 기본적인 것이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은 지방의회에서만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지방의회의원은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사명감을 갖고 지역주민을 위하여 무보수 명예, 봉사직으로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가운데 일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주민의 신뢰를 잃을 일들을 너무 많이 저질러와 주민으로 보아 시민, 주민이 감시 감독하여야 할 관료 기관, 조직이 하나 더 는 것으로 느끼고 있는 터이다.

이 시점에서 지방의회, 의원들이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여 명실상부한 주민의 대변자, 대표자로써 권위를 되찾기 위하여서는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지방의회 의원직은 누리고 어깨에 힘이 실리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진정 주민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공직이라는 점을 거듭 되 뇌여야 한다. 지방의회의원은 정책입안자로서, 집행부에 대한 감시자로서, 민의 수렴 및 해결자로서, 집행부 행정의 홍보자로서 성실하게 일할 무거운 책임이 지워져 있음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의원 개개인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보면, 먼저 공익을 우선시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감투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의원 전체가 단합하여 주민이라는 후원자를 등에 업고 사심 없이 직무수행에 임하여야 한다. 집행부를 확실하게 견제할 힘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시민단체와도 제휴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셋째 지방의회의원은 도덕성 청렴성을 구비하여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 집행부에 대한 인사청탁, 사업청탁, 지역개발 청탁 등을 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충청북도의회 의원이 된 제몫 챙기기 의혹도 바로 예산을 따내 생색내기용으로 쓰려는 일종의 부당 청탁으로 보아 비난을 사게 된 것이다.

넷째, 지방의회 의원은 적어도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농민이 많은 지역의 의원은 그 분야에 정통하여야 할 것이고, 고추 주산지의 의원은 가히 고추박사가 되다시피 하여야 한다. 그래야 명실상부한 주민의 대변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지방의회의원은 민주적인 사고를 갖고 의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의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일부의원이 집행부에 질질 끌려 다닌다 비판을 받는 일차적 원인은 불화와 결속력 부족, 조직내부의 비민주적 운영 등에 있음을 유념하여야 한다.

지방의회의원은 선출직이어서 임기 내내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주민의, 언론의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하며 봉사자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무보수, 명예직인 지방의회의원은 누구보다 이타적 봉사정신이 몸에 밴 인물이어야 한다. 의회활동을 통해 검증을 받아 도지사, 시장, 군수 등 단체장으로 진출하여야 하는 것이다. 집행부가 의원을 얕잡아보는 이유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속물근성’을 가진 의원이 간혹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거듭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청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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