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수 청주시장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그의 캐릭터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있을까.
한 시장은 과거 민선시장들에 비해 다른 점은 성격이 급하지 않은데다 온화한 성품만큼이나 깔끔한 시정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또 한 시장이 한 손엔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또 다른 손엔 시 플랜(City Plan)을 들지는 않았더라도 선거유세 당시 와이셔츠 차림으로 “행복한 청주시를 만들겠다”고 당당하게 약속한 부분을 시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렇듯 시민들은 시장취임직후 새로운 시정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과는 달리 정작 한 시장은 시정(市政)방침(공약은 발표)에 대해 아직 이렇다할 만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는 것 같다.

또 한 시장의 성격과 리더십이 시정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반면에 그의 활동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채 은인자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정이 마치 개점휴업(開店休業)중인 것처럼 잘못 비춰질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할 것이다.

한시장의 지난 8월 첫 인사에서 그의 인사스타일과 리더십을 충분히 과시할 수 있었으나 실기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과감한 인사를 통한 시정의 변화를 기대했던 직원들은 실망감을 뛰어넘어 일부는 노골적으로 인사내용에 반발하는 등 인사후유증 역시 작지 않았다. 시청 한 간부는 인사 후유증이 의외로 컸다고 토로할 정도였으니까.

직원 1천500여명의 매머드 급 시정을 이끌고 있는 한 시장은 시정 서비스를 더욱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조직을 장악하지 못했거나 시정 파악이 덜 끝난 탓인지는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은 없지 않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의 공약처럼 청주시를 어떻게 행복한 도시로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비전제시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의원은 “시장에게 민원을 부탁해도 ‘연구해봐야죠’로 일관, 이제는 이 말이 닉네임이 돼버렸다”며 “이 대답의 끝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맺고 끊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 시장은 중앙과 지방에서 오랜 행정경험을 터득한 만큼 그의 지도력과 리더십은 아직 발휘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고 임기 4년의 시정 마스터플랜이 덜 준비된 탓으로 돌리고 싶다.
한 시장은 취임직후 둔감한 언론 관을 나타냈다.

과거 시에 대한 비판기사에 지나칠 정도로 과잉반응을 보였던 전임 시장들과는 달리 시에 대한 보도와 관련, 참모들에게 일희일비(一喜一悲)는 물론 스크랩도 하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는 언론의 견제와 비판에 개의치 않고 나의 갈길(My way)을 가겠다는 소신 있는 시정이 기대되는 반면에 그의 아집과 고집이 함축된 것이라는 상반된 의견으로 엇갈린다.

한 시장은 취임직후 항공엑스포는 폐지하고 공예비엔날레 등은 계속 이어나가기로 한 반면, 청주첨단산업단지와 공예관·주차관리공단 등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제시는커녕 이렇다할 만한 전후 사정을 시민들에게 밝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한 시장이 전임자가 말썽의 소지를 남겼다 하더라도 충분한 연구와 검토과정을 거쳐 보완 및 폐지하거나 계속 육성·발전시킬지를 결정, 시민들에게 보고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난 24일까지 실시된 청주시 감사에서 젊은 소장파 의원들은 시가 첨단문화사업단 조성과 관련, 5년간 연차상환 매입계약(260억원)건이 도마에 올라 집중포화를 맞았다. 시의원들은 제2의 ‘스파텔’ 을 우려해 계약금 7억원을 떼이더라도 지금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시의 재정형편상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시가 문화관광부의 말만 믿고 당초 604억원에서 1천200억원대로 필요이상의 규모로 확대, 조직의 비대화를 자초했고 담배인삼공사 연초제조창과의 부동산 매매계약서는 불평등 계약조건이 많아 보완 또는 계약취소 등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구동성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차원의 조사특위를 구성, 문화산업단지 등 문제가 된 주요사업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그 처방을 찾겠다는 시의회는 문화산업단지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주성대가 선정된 배경과 예산지원 등의 문제점도 따졌다.

그러나 한 시장은 청주문화산업단지 등 업무 등 재평가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측근인 변모(문화산업단 부장급)씨를 인사조치 하는 등 일련의 시정에 대한 문제를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 시장은 ‘행복한 청주시’를 강조한 만큼 구체적인 시정을 제시해 시민들의 행복체감지수를 한껏 높여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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