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대부분의 당선자들이 ‘자치단체의 경영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가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경영화 전략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여 예산을 물 쓰듯 낭비하면서도 실적을 쌓지 못하여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주시가 공공시설 운용에 있어서 수입보다는 지출이 월등 많아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모습이나 청원군의 ‘스파텔’운영이 매끄럽지 못한 점, 충청북도가 성공적 개최여부에 의문이 있음에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국제바이오액스포’ 등은 모두가 지방자치단체의 경영화 전략에 의문이 가는 사례들이다.

민간부문의 경영 정신을 도입하여 공공 부문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주민 만족의 자치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적 차원에서 자치경영의 새 틀을 짜는 것이 경영화전략의 핵심내용이다. 자치단체나 기관의 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서는 기본적인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지방자치단체장은 업무추진 상 촉매자,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여야 한다. 모든 일을 내가 다 해내는 게 아니라, 배에 비유하여 ‘노를 젓는 역할’ 이라기보다는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로 위치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소유권을 지역사회에 이전하여야 한다. 주민발의제, 주민투표제 같은 참여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공공서비스에 대한 소유권을 지역사회에 이전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은 더 이상 관료나 전문가의 시혜를 기다리는 피동적 존재가 아니다. ‘주민위주 행정’ 이념의 핵심 요소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과거에 대한 향수나 현재의 우직한 몰두가 아니라 미래의 변화를 읽어 미리미리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예측력’을 높여야 한다. 이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예측불허인 상황이어서 이 능력을 구비하지 못하면 유능한 ‘선장’이 될 수 없다. 사고 후 복구 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고 비용도 덜 든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은 고객인 지역 주민 스스로 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난날 행정서비스의 제공자는 공무원, 행정기관이 선정하여 제공하도록 주도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이제는 ‘고객이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만 만족스러운 고객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추세, 이념에 따라 시민, 주민이 행정서비스제공자를 선택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앞으로 ‘경쟁적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하여야 한다. 종래 서비스제공은 행정관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서만 제공될 수 있다는 독점의식을 이제 민간분야와 같이 갖가지 방법의 경쟁원리가 도입 적용되어야 하는 ‘독점’ 대 ‘경쟁’인 것이다.

경쟁을 유도하지 못하는 단체장은 무능력자가 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첫째, 그는 먼저 목표지향적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운영하여야 한다. 미리 미래를 예측하여 장래의 상황을 설정하여 이를 성취하려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목표지향적 의지를 불태우지 않는 한 효율성을 살릴 수 없다.

둘째, 성과지향적 지방자치단체 운영이어야 한다. 들인 비용에 비해 성과가 크도록 운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은 편익, 비용 감각이 결여된 비경영화의 현장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많은 부분을 민간 위탁경영이라도 하여 성과지향적 목표를 달성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 시장지향적 지방자치단체로 만들어야 한다. 시장은 자유경쟁의 원리로 운영이 되는 거래현장이다. 10만 원 짜리 사무집기 하나를 사는데도 2, 3 개 업체로부터 경쟁 입찰을 받으면 2, 3만 원이 싸지는 이치를 적용, 활용하여야 한다.

넷째, 수익 창출적 기업가형 지방자치단체이어야 한다. 광범한 행정영역을 수익창출적 기업가 정신을 갖고 운영하면 확실히 효율성,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하여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사례를 우리는 너무 자주 보아왔다. 그러고도 책임마저 지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 절망하기도 했다.

다섯째, 분권적 지방자치단체여야 한다. 시대상황을 정확히 읽어 수직구조적 리더쉽의 중앙집중적 구사를 고집한다면 민주적이고 기업가적인 지방자치단체 운영은 불가능해질 일이다. 단체장은 ‘자치단체의 경영화’이념을 제대로 파악하는 가운데 공약을 지켜야 한다.

/ 청주대학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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