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청북도 시·군직장협의회가 충청북도의 5급 10명 중 8명에 대한 승진 순환근무인사가 ‘낙하산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반면 충청북도는 기존의 인사와 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답변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도청과 일선 시·군간의 순환근무제도 시행상의 문제인데, 충청북도로 보아서는 도정을 수행함에 있어서 중요한 결점은 시. 군의 공무원들이 도청업무의 내용과 장·단기 계획, 도정의 방향, 업무수행 상 직면하는 법적 문제, 다른 공공기관과 언론 및 이해당사자들과 직면하게 되는 상위 개념의 업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의 공무원들은 일선기관의 업무, 일선기관에 부과된 업무, 인사·처리·보고에 관련된 현실 문제를 경험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 군과 도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경우 양쪽은 서로 그 갈등이 상대방의 무능이나 부당한 업무처리에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해 부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 해결을 위하여 피차 순환근무는 필요하다고 여겨온 것이다.

대부분의 시. 군 공무원들은 도청에로의 순환 근무가 조직관리목적상 충분한 이유가 있고, 순환근무를 함으로써 승진 기회 포착, 상위부서의 업무파악 등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많은 시·군의 공무원들은 도청으로의 전직이 임시적이고, 도청근무여건이 매우 어렵다고 믿어 순환근무를 사실상 기피해 왔다. 그래서 시·군 공무원들은 순환근무제도가 도청의 공무원들을 시·군으로 전직시키기 위한 방편이라고 인식하였던 것이다.

충청북도 지사는 이런 저항을 극복하기 위하여 시·군의 공무원들이 규정된 기간만 순환근무 하는 방법을 택하여 기간 만료 전에 기간 연기 혹은 복귀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원래 이 정책은 도청순환 근무자가 대부분 그대로 머물기를 희망하여 능력 있는 공무원을 골라 쓰려는 데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군 공무원들은 일단 도에서 승진만 하면 고위직으로서 지역적인 명성을 누릴 수 있는 제 각각의 시·군으로 돌아 가려 하였다.

그 절실한 필요에도 불구하고 순환근무제도는 양측으로 보아 피차 문제점을 안고 이제껏 시행되어 왔다.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순환근무제도의 폐쇄보다는 부작용을 줄이는 지혜를 발휘하는 쪽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할 것이다.

우선 순환근무제의 장점을 보면, 첫째 이 제도는 원래 인재확보를 원하는 도지사와 여기에 부수적으로 신선한 젊은 일꾼을 가지려는 시. 군의 자치단체장에 의하여 선호되어 왔다. 그러기에 여기에 참여하는 공직자는 경력관리에 유리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또 도청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어지는 장기적인 능력발전은 시. 군에 남아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훨씬 초과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도청으로의 순환근무는 앞으로 또 다른 부처로 옮겨가는 데 유용한 경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아가서, 순환근무는 기간이 끝난 후 현 근무지로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근무지를 옮기는 데 따른 가정생활의 불편은 평소 경험을 넓히기 위하여 자주 도청을 왕래하며 얻어야 할 효과와 비교하여 큰 손실은 아니라는 점등을 꼽고 있다.

한편. 많은 시·군 공무원이 생각하는 시. 군의계속적인 현직 근무의 장점은우선 나는 이대로 있으면 순서에 따라 별 어려움 없이 즉시 승진하게 될 것이다. 또 도청으로 옮길 경우 가족에 대한 새 환경의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고 두렵다.

나아가서, 현직에 계속 머무는 것이 이곳에서 나의 개인적 위상을 높이는 데 유리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보다는 안전하고 안정된 이 환경 속에 남아 있고 싶다는 점이다.

더더욱 들리는 바대로 도청이라는 이방적인 환경 속에서 근무하며 좋은 평가를 받을 자신이 없고 순환근무기간 중에 승진이 없을 것이다. 도청으로 가보았자 그곳에서 원치 않는 보직을 받을 수도 있다. 끝으로 시·군으로 복귀한 후 나의 나머지 경력은 이대로 계속 머무는 것보다 제한 받을 것이라고 믿는 점 등등이다.

결론적으로 문제는 시·군에서도 유능한 인재가 도전의식과 능력을 갖추고 도청근무를 희망하고 도에서도 일선 근무경험을 쌓기 위하여 승진이 아니더라도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쉽게 풀릴 수 있을 일이다. 충청북도와 시. 군간 순환근무가 없을 경우의 그 폐쇄성의 부작용과 침체를 시·군 직장협의회의도 숙고할 사항이다.

순환근무제는 전면 부정보다 문제점 개선 쪽으로 반향을 잡아야 한다. 도청에서 미리 승진을 시켜 내보내는 대신 시·군의 일선 행정경험을 쌓고 돌아 온 사람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을 쓰고, 5급 이외의 다른 직급도 순환근무를 가능케 하는 등 시·군 직장협의회의 불평을 해소하는 충청북도의 개선책 강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청주대학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birdie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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