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우리에게는 화려한 금수강산이라고 일컫는 이 땅을 가질 수 있었고 언제나 목마른 생명들에게는 목을 축일 수 있는 깨끗한 물을 우리 모두에게 분배(分配)하였다. 이러한 자연은 꼭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은 아니고 모든 생명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공동재산인 것이다.

이 땅은 인간은 물론이고 모든 생명체들의 삶터를 아끼고 보호해야겠지만 인간에 의해 오염(汚染)되고 파괴돼 목을 축일 수 있는 물까지도 이제는 수 백 m의 지구(地球)를 파고 들어가 지하수를 끌어 올려서 마시지 않으면 안 되고 공기마저도 돈으로 사서 마셔야만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그 날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공동으로 분배된 자연이 인간이라는 생명체에 의해 이렇게 병들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면 우리 인간들은 3천만여종의 생명체들로부터 무서운 댓가를 받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이처럼 죽어가고 있는 원인 중에는 우리들이 생각 없이 버리는 쓰레기가 지구 오염의 원인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그림 같은 자연림(自然林)속에서 휴식공간을 찾아가는 사람들, 넓은 바다를 찾아 망망대해(茫茫大海)를 바라보며 갈매기 나는 곳에 모든 근심 걱정 띄워 보내려고 바다를 찾는 사람들, 모두가 가까운 곳에는 자연공간이 인간에 의해 파괴되었기 때문에 천리길을 떠나는 사람들이지만 원하는 곳에 당도하고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게 되고 심하게는 욕지거리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운치 있고 이름난 곳이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인파(人波)가 북적대기 마련이고 이들이 떠난 후에는 음식찌꺼기며 음료수를 마시고 버려진 빈병과 캔 종류를 비롯해 수 백 년 세월이 흘러도 썩지 않는 각종 음식물 비닐포장지 등이 악취를 풍기고 이를 뒤쫓는 잡다한 벌레들이 우글거리고 또한 이를 수거하기 위해 값비싼 노동력이 동원돼야 하는 아수라장이 연출되고 있다.

인간의 생명과 육신을 지탱하는 음식을 이렇게 천시해도 되는 것인지 우리 모두는 한번쯤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가진 것에 비해 소비하는 습관이 엄청나게 풍성하고 복잡하면서도 뒷정리가 되지 않는 쓴 맛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정도는 병적에 도달했고 형편을 초월하는 음식종류들이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식탁 메뉴가 절반은 먹고 반은 버리게 되는 계획 없는 식단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정말 이토록 풍부한 자원과 재력을 가졌으며 우리보다 잘 사는 선진국도 우리처럼 버려지는 음식물이 있을까?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보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선진국의 식단은 간단하면서도 깨끗하게 뒷정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빠른 시간에 잘못된 음식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이처럼 소비적인 음식문화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빈약한 자원과 구멍 난 경제와 여기에 외채(外債)는 과연 얼마쯤 짊어지고 사는지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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