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자 요미우리(讀賣), 아사히(朝日), 마이니치(每日),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등 일본의 유력 일간신문에는 “국회의사당을 해체하라”,는 제목의 광고가 2개면에 걸쳐 게재됐다.

그 광고제목과 함께 편집되어 있는 사진은 3백50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되어 국회의원들이 서로 싸우거나 철제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모습, 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스즈키무네오(鈴木宗男)자민당 의원이 증언대에서 땀흘리고 있는 장면 등을 희화(戱畵)처럼 담고 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고난에는 “국민에게 거리낌없이 거짓말 하는 의원, 뻐기기만 하는 의원, 자신의 안위를 위해 친구를 도마뱀 꼬리처럼 잘라버리는 의원들이 아직 많은 것은, 위용을 자랑하는 국회의사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1억엔 가까이 들여 이 광고를 낸 다카라지마(寶島)출판사 (1971년 설립, 동경소재)는 “국회에 대한 실망으로 국정에 무관심한 국민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위해 국회개선 방안을 원점에서 생각하자는 것이 이번 광고의 근본취지”라고 밝히고, “국회의사당 부지를 팔아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쓰고 대신 공원·학교 등을 순회하는 ‘노천국회’를 열고, 의원수도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럴 경우 유권자들이 국회심의과정을 쉽게 볼 수 있는데다 야간국회는 열 수 없기 때문에 회의진행이 신속해지고 체력이 약한 노인의원은 ‘퇴출’되어 정치계의 세대교체가 빨라지는 등 이로운 점이 많다는 주장이다.

일본 신문의 이 같은 광고를 접한 우리들이 고소(苦笑)를 날릴 겨를도 없이 부지불식간에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국 국회의사당의 ‘자화상’이다.

정치인, 국회의원, 주요 정당 등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한국 국회(의원)의사당에 관한 비판적 광고를 신문등에 내게 된다면 그 제목과 사진 내용은 일본 신문 광고 내용을 뺨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가상한다면 우선 그 광고 제목은 “국회의사당, 국민에게 반납하라”가 적당할 것으로 본다. 국사를 진지하게 심의, 처리하라고 국민들이 대표를 뽑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보냈더니 국민들을 위해 마땅히 할 일은 제쳐놓거나 소홀히 한 채 오로지 여야의원들이 ‘세싸움’, ‘기싸움’에 밤낮을 보내고 있으며, ‘8·8 재·보선’이나, ‘12월 대선(大選)’의 승리에만 정신이 팔려 ‘진흙 밭의 개 싸움’보다 더 지독하고 험한 ‘정치판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이들에게 국회의사당을 더 사용하게 할 이유가 없다 하겠다.

국회는 내팽겨진채 장외대결만 일삼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회의사당을 계속 제공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상당액수의 국회의원 세비는 꼬박꼬박 왜 지급되어야 하는가.

국민들의 비판적 정서가 이러한데도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은채 여·야 국회의원들이 패거리로 ‘저질 싸움’을 그치지 않는다면 “국회의사당을 반납하라”는 요구는 국민의 일반적 정서로 확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편 그 같은 광고제목 아래의 그림(사진)에는 ‘삿대질을 하고 있는 병역 비리 공방’, ‘검찰을 압박하는 국회의원들의 위압적인 모습’, ‘남북대화재개에 대한 찬반표정’, ‘총리 청문회·공적 자금조사등을 벼르는 정당의 살벌한 얼굴’, ‘무슨 무슨 음모설’등이 참으로 한심하게 그려질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비판에 억울해 하는 ‘선량’이 없지 않을 것이지만 대다수의 의원들(특히 정당의 지도부 의원들)은 진실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한 “그×이 그X이라”는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잘난체 하고 ‘다 된 듯’이 거드름을 펴도 ‘하늘’이 ‘일 할자’를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한 ‘자만하는 자’는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하늘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시한번 ‘피울음’으로 호소하는 바, 권력없고 힘 없는 일반 국민들이 2002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한마음으로 전세계에 각인 시킨 ‘대∼한민국’브랜드를 정치인들이 더 이상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역설한다.

우리의 태극 전사들과 붉은 악마 등 기층 국민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성취한 찬란한 ‘대한민국 금자탑’을 ‘대권병(大權病)중환자들’에 의해 허물어지고 있는 듯한 현실을 좌시해서는 안된다. 입으로만 애국애족을 외치는 정치꾼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계속 상처받아서는 되겠는가. 거듭 거듭 당부하거니와 정치인들은 역사의 중죄인이 되기전에 대한민국 위상을 저해하는 ‘저질 작태’를 즉시 중지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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