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학생들이 부쩍 많아 졌다. 지난 95년 중·고등학생의 봉사활동의 내용과 참여시간을 기록 관리하여 상급학교 진학시 반영하도록 권장한다는 교육부의 교육개혁안의 영향이 크겠지만 7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학생자원봉사 제도는 도입 초기보다는 상당히 안정을 찾고 있으며, 상당수의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학생자원봉사 활동으로 인한 추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학생자원봉사활동이 갖고 있는 의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착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들이 있다. 현재 이루어지는 산발적인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은 입시위주의 교육 속에 봉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불규칙적이며 점수따기 식의 강제성을 지니고 있어서 자원봉사의 가장 기본적인 ‘자발적 지속성’을 가질 수가 없게 만들고 있다.

특히, 자원봉사에 대한 사전교육을 통한 동기부여 이전에 자발성과 창의성이 부족한 단순한 업무에 한정된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청소년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동안 자원봉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실천을 불가능하게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렇게 대부분의 학교는 사전교육 없이 봉사활동의 확인서를 강조하여 시간을 채우는 식의 봉사활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원봉사활용기관에서는 무작정 들이닥치는 많은 청소년을 관리할 수 없어 이들의 활동을 노골적으로 기피하거나 부담스러워 하기도 한다.

더욱이 이들의 활동을 독려해야 할 부모집단에서는 봉사활동에 공부시간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여 편법으로 봉사활동 확인증을 받아주는 잘못된 관행이 성행하고 있다.

자원봉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한 예로 들어보자. 한 기관의 자원봉사 담당자가 자원봉사 교육을 위해 방문했던 한 중학교에서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떠들면 운동장 잡초제거 봉사를 벌로 줄테니 조용히 하라”며 자원봉사를 체벌로 활용하는 예가 있으니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악용도 문제다.

어떻든 중요한 것은 청소년자원봉사활동의 주체는 청소년이며, 일반 봉사와 달리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인성개발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배우게 되면서 교육의 장을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타인에게 도움이 되었는가도 중요하지만 봉사활동 준비나 그 실천과정에서 얼마나 교육적인 효과를 얻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을 위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청소년자원봉사활동의 인식에 대한 전환이다. 사전교육을 통해 자원봉사의 의미는 물론 자신들이 실시하는 자원봉사활동이 지역사회 넓게는 국가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알려주어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안겨주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 개인의 노력은 물론 일거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기관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교와의 연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연계 체계의 구축은 지역사회와 학교간의 역할정립에 크게 작용할 것이다.

가장 기초적 단위인 가족 내에서의 노력도 마찬가지다. 방학을 맞아 가족과 함께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시간을 마련하고 더불어 사는 삶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어른으로서 갖는 사회적인 책임을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교육할 기회를 만드는데는 가족이 함께하는 자원봉사활동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척박한 교육환경 속에서 실천위주의 인성교육을 통하여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민주시민의식을 내면화하며, 삶의 보람을 체득하게 할 목적으로 실시한 학생봉사활동을 통해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에 대한 값진 체험을 느끼고 청소년들의 성장 발달 속에서 조금이나마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청주과학대학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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