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의 하나가 단체장들의 경영수익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이다.

따라서 무리한 예산 투입을 통해 나름대로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놀이시설이나 휴양시설 등을 만들어 열악한 지자체 재정에 도움을 얻으려 하는 점 충분히 이해하나 청원군의 스파텔처럼 도움은 커녕, 골치아픈 존재로 남아있는 점을 볼 때 책임자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일 벌이기 외에 외국의 자매결연 도시와의 상호방문을 통한 농산물 교류와 인적교류, 그리고 해외자본 투자유치 등도 경쟁적으로 나서 어떤 단체장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가 하면 어디는 쓸데없는 곳에 주민 세금만 낭비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우리지역의 단체장들 역시 무슨 국제대회를 비롯, 엑스포 등을 개최해 이미지 고양과 나름대로 실적을 홍보하고 있으나 실제로 관에서 밝히는 만큼 장사를 잘 했는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단체장들이 해외세일즈에 높은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가 IMF의 관리를 받기 시작한 이후이며 너도나도 외국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사람이 오가고 물건을 사고 파는 하나의 정형(定型)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기존 광역 및 기초단체에 자매도시가 있는 곳이 상당수 있었지만 97년부터 많이 늘어났다는 점은 적어도 단체장들이 이 분야에 상당한 신경을 쓴다는 점을 간접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중국 미국 일본 등으로 지역이 편중되고 심지어 도시도 중첩되는 일도 생겨 외형적으로의 지역세 신장과는 무관하게 상대방 좋은 일만 시키는 인상을 풍기는 일도 없지 않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하려면 먼저 사람끼리 만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냉정한 세계무역시장의 생리는 간과하고 우리의 정서(베풀기 좋아하는)를 유감없이(?) 발휘해 실리보다 명분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세일즈외교를 지켜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들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괜히 우리가 손해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에 제기해보는 것이다.

이원종 지사가 취임후 6번의 세일즈외교를 통해 북구라파부터 남미까지 다니며 지매결연을 맺고 무역사무소를 개설하는 왕성한 활동에 독일에서 9천만달러 투자유치를 하고 얼마전 다녀온 러시아에서 상당액의 무역수출 계약을 하는 등 성과가 없지 않은 반면, 첫번째 해외진출 사업이었던 사이판 봉제공장 인력송출은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의욕으로 중단된 점을 볼 때 초단위로 돌아가는 세계경제 환경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 청주시가 의욕적으로 상호 무역사무소를 개설하고 주재원까지 파견했던 중국 무한시와의 경제교류도 지금은 이따금 사람들만 왔다갔다 하지 무역교류는 아이템 등의 어긋남 때문에 극히 미미할 수밖에 없는 등의 이유로 중국측에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져 재고가 필요한 것 같다.

더구나 무한과는 초기 무한 주재 대표부의 성격과 활동반경 등으로 약간의 잡음이 발생했던 점도 있어 겉으로의 인적교류는 그렇다치더라도 무역교류를 통한 상호 윈윈게임은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는 나기정시장이 직접 건너가 ‘천지개벽의 현장’인 상해에 연락소를 개설했는데 그러한 해외세일즈가 외형만큼 내실있게 추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밖에 청주시뿐 아니라 기타 지자체에서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세계각국과 교류를 위해 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고 실제적으로 비록 소량이지만 지역내 농산물 등의 해외수출 창구를 마련하는 등의 성과도 뒤따라 더 가속화 될 수도 있지만 문어발식으로 자매결연이나 무역사무소를 두는 것 보다 있는 곳을 잘 관리해서 실질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무역이란 서로간의 얼굴알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상인들끼리 주판알을 튀겨보고 이득이 남을 때 성사되는 것이기에 우리가 서로간의 정리(情理)를 제쳐놓고 냉철한 현실을 바탕으로 해야지 이렇게 ‘마당을 깔아놨으니 알아서들 하겠지’하는 사후관리 부실은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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