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전문성 높여야
지자체, 전문성 높여야
  • 서병규 (논설위원)
  • 승인 200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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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 미숙한 교통영향평가처리의 결과로 E마트 주변 체증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 “행정기관의 교통영향평가 전문직 도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5년간 152회에 달하는 충청북도의 ‘툭하면 설계 변경하는 관급공사’도 전문성, 예측성 부족에 의한 무능행정의 표본이라 보아 무리가 아니다. 또 사업규모의 대폭적인 축소가 불가피한 중부권 내륙화물기지 건설사업도 역시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 관료의 전문성 부족에 주된 원인이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행정의 복잡화, 개방화, 동태화 추세에 따라 전문성이 없이는 환경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민간부문의 전문화 추세에 비해 지방자치단체 구성원의 전문성이 뒤쳐지고 있어 양질의 행정 서비스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무원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작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실현’이 요구되는 추세임에도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비전문적인 경력관리, 빈번한 전직과 전보, 만능형 행정가 지향의 행정 행태 등으로 인하여 전문성 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행정의 낭비, 행정의 신속성 저해,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 등의 폐단을 낳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수립이 긴요한 실정이다.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계층이 6,7층으로 이루어지고 집권화 되어 하급자들이 지시를 따르면 될 뿐, 의사결정능력을 기를 여지가 없으며, 기능배분이 명확하지 못한가 하면 일반행정 직열 중심으로 인사가 운영되고 있다.

전문성 함양을 위한 바람직한 교육훈련이 없고 직원의 평가가 연공서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도 행정관료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들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행정조직의 풍토는 원만주의가 일반적인가 하면, 만능인을 중시하는 풍토도 문제다.

관존민비의 권위주의적 행정풍토는 프로정신의 싹을 자르게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 수반하여 행정의 고객인 일반시민(국민)들도 행정에 대한 감시, 통제 의지가 부족하고 주인의식이 결여되어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 체 그대로 원점을 맴돌고 있는 격이다.

따라서 이 같은 상황을 개선 치유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우선 행정조직의 구조개편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 분권적이고 참여 지향적인 조직구조로 개편하여야 한다.

목표관리제 도입도 긍정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과제다. 또 키가 크고, 높기만 한 계층제 조직을 ‘납작한’ 조직형태로 바꾸어야 한다. 법규정에 얽매여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으로는 민선자치단체장의 구실이 될 수 없다.

틀은 그대로 놓고 결제단계를 조정하는 충청북도의 대응은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지만 한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구성원의 책임과 권한을 명백하게 설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급직 전문가 특채제도를 활성화하고, 어학능력 및 정보화 능력 평가, 면접중시 방식으로 충원을 하는 것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근무성적 평정, 승진, 전직, 전보제도의 개선을 통해 전문성과 실적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도 개발하여야 한다. 해당 직위별로 소요되는 전문지식의 명확화가 긴요하다.

직위별로 요구되는 전문지식, 보직자의 전문성 수준 등을 정확히 파악하여 연수 프로그램을 짜 교육을 시행하여야 한다. 교육프로그램에 사람을 맞추어서는 안된다. 전문성 교육은 대학이나 전문 연구소나 연수원 같은 전문기관에 위탁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결과의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짐은 물론 지속적인 전문성 재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안일한 원만주의를 제거하고 이제는 전문직·기술직 우대의 풍토를 확실하게 조성하여야 한다. 단체장의 민주적인 리더십의 확립이 중요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 아니, 지금도 공무원의 전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급변하는 행정환경과 고객(시민, 국민)의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서두에 지적한 사례들 같은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 전문성 제고가 참으로 시급하다.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대응, 관심이 없는 자치단체장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같은 미룰 수 없는 의무는 방치한 채 업적을 홍보하려는 의도를 갖는 것은 주민을 얕보는 배격해야 할 자세로 규정짓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단체 공직자의 전문성 제고에 특단의 노력이 경주되기를 기대한다.

/ 충청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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