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긍정정이든 부정적이든 지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

따라서 양질의 대학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가는 국가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사학은 운영주체인 재단의 올바른 양식과 정도(正道)의 의지가 중요해 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역의 양대사학인 청주대 재단인 청석학원과 옛 운호학원인 서원대의 서원학원 위상은 상아탑의 표상과는 거리가 멀고 시쳇말로 ‘별 도움이 안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여기에다 더욱 불행한 것은 양 사학의 내부 진통이 여전하지만 그 치유책이 별로 없으며 따라서 앞날이 쾌청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청주대는 한강이남의 가장 오래된 사립대학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으며 상과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구석구석에 동문들을 심어놓고 있으며 그 영향력이 상당함을 부인할 수 없다.

같은 학원의 청주상고나 대성여상 등도 그 뿌리만큼 이나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학연(學緣)이 필요한 사안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파워를 보여주곤 했으며 때로는 지나친 결속력과 자기 식구 챙기기로 구설의 한가운데 있기도 했었다.

그러는 한편 대학 내부적으로는 설립자식구들이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전횡에 가까운 운영으로 오래전 부터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구성원들 간에 물고 뜯고 하는 집안싸움을 해와 일반인들은 물론 동문들도 질타를 보내는 전형적인 문제 대학으로 인상을 심어왔었다.

특히나 인사문제와 돈이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지나칠 정도의 간여 때문에 여러번 언론의 도마에도 오르고 교육부 등의 감사를 받아오며 이사장이 바뀌고 하는 진통 속에 학내분쟁의 진원지가 돼 왔지만 시일이 지나도 별 개선점이 없어 얼마전 급기야 이사장·총장 등이 검찰 고발까지 당하는 치부를 드러냈다.

이번에 국회의 요청으로 이뤄진 교육부 특감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비리는 사실 그 동안 지역에서는 정확한 금액만 몰랐다 뿐이지 그렇고 그렇게 해온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다만 그 수법이 생각보다 다양하고 몰염치스럽다는데 사람들의 비난이 모아지는 것 같다.

이번 감사결과를 놓고 학교측과 교육부측도 공개를 쉬쉬하다 언론에 밝혀지는 바람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11월 26일까지 시정을 하겠다’는 대학측의 성명이 발표됐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많은 사람들은 약속대로 학교측이 시정을 하고 그 동안 지적 이외에도 학원전체 구석구석 뻗쳐 있는 재단족벌 등의 흔적과 그림자를 깨끗이 지울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에 반신반의하며 잘못의 시정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연결 고리도 단절을 바라고 있으므로 그것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에서, 지역대학으로서의 역할과 위치를 지켜내기가 어려울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청석학원의 집안들은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내부 다지기와 질적향상의 디딤돌을 놓은 다음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해 국내 일류, 세계 선두를 지향하는데 진력을 해야 한다.

주인이 없는 서원학원은 지금 비록 재단 영입 절차를 밝고 있지만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는 ‘주인이 생기면 아무래도 걸리는 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해 이대로가 좋은데’ 하며 은밀하고 교묘하게 새주인 맞기를 원치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감지되고 있는데 만약 그러한 일들이 사실이라면 깊은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에 거의 의존해 운영을 하고 있는 형편에 학교시설 등의 개선을 통한 면학환경 조성에는 인색하고 월급 많이 받고 판공비 적지 않게 쓰고 자기 목소리 마음대로 내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좋은 세월을 마감하기가 아쉽기는 하겠지만 진정 지역과 학교를 사랑한다면 이번에 어떻게 해서든 주인을 맞고 거듭나야 하는 것은 구성원들의 의무요,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구성원들은 머물다가면 그뿐이지만 학교는 영원히 남아야 하는 것이고 학교는 양질의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모태가 되야 하는 것이다.

일부 운영자의 욕심과 육영사업의 왜곡,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는 구성원들의 손바닥 서로 마주치기가 사라지지 않으면 지역대학들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개혁의 시간표에는 지금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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