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환 한국건강관리협회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환경이 폐질환을 유발

사람들이 깨끗한 공기에 열광하게 된 배경에는, 현대 도시를 중심으로 각종 공해와 미세먼지, 흡연 때문에 증가한 호흡기 질환과 폐질환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6월 5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석면이나 시멘트 가루 등에 의해 발생한 환경성 질환자는 모두 2천125명이며, 이 가운데 26%인 556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중에서 석면에 의한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54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국 8개 지역 시멘트 공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심각한 진폐증 등 공해병에 걸렸음이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직업환경건강연구실 등은 충북 제천과 단양, 강원 영월, 삼척, 동해, 강릉 등 시멘트 공장 인근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서 진폐증 104명,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950명 등 모두 1천59명의 폐질환 환자가 발생했다고 올해 5월 10일 밝혔다. 환경부와 각 시·군이 2007년부터 올해까지 조사한 자료에 기반한 발표다.

또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강원 강릉시 옥계면과 동해시 삼화동 소재 시멘트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주민 2천83명을 대상으로 주민건강조사를 실시한 결과 14명이 진폐증에 걸렸고, 228명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비롯한 여러가지 환기기능장애 유소견자로 확인됐다고 올해 4월 12일 밝혔다. 환기기능장애란 기관지나 폐의 염증 등으로 기침, 가래, 호흡곤란, 폐기능 감소 등의 증상이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학원, PC방에도 미세먼지 가득

청소년들 역시 호흡기 질환과 폐질환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1월 서울시가 시내 주요 공중이용시설 3,518곳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가 얼마나 오염됐는지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5%에 해당하는 177곳이 오염 기준치를 초과했다. 측정물질은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탄소(CO2)·일산화탄소(CO)·포름알데히드(HCHO) 등 네가지(어린이집은 부유세균 추가)로, 이 가운데 1개 항목이라도 초과하면 양호 판정을 받을 수 없다.

오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청소년들이 자주, 장시간 이용하는 학원(면적 2천㎡ 이상 대형 학원)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 38곳 가운데 9곳(23.68%)이 1개 항목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PC방이 13.5%(200곳 가운데 27곳)로 그 뒤를 이었다. PC방은 의무 조사 대상이 아니라 정해진 기준 면적은 없지만, 서울시는 PC방을 ‘오염 사각지대’로 보고 함께 조사했다.

이 외에도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내는 매연, 담배 연기 등이 호흡기 질환, 폐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와 물을 구매하는 미래를 상상으로만 치부했던 과거와 달리 이미 현대에는 산소 발생기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산소캔, 휴대용 산소 공급기, 음이온 산소 발생기, 피톤치드 스프레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호흡기 질환과 폐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우려 속에서 벗어나 바르게 폐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폐질환을 알아보고 건강한 폐를 지키는 첫걸음을 내디뎌보자.

이지환 한국건강관리협회충북․세종지부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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