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만동 청주성광교회 목사

‘너무나 먼 다리’, ‘가장 길었던 날’의 저자 코넬리우스 라이언은 5년 동안 암으로 투병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죽은 후에 투병기를 부인이 책으로 엮었다. 그 책의 이름은 ‘가장 긴 밤’이다. 부인은 남편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남편은 아침마다 일어나면 똑같은 기도를 소리 내어 반복하였다. ‘하나님 또 하루 좋은 날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느 날 나는 남편에게 무엇이 그토록 좋은 날이냐고 물었다.

그때 남편은 평소에 생각해 두었던 것처럼 새 날을 맞이하는 기쁨을 다섯 가지로 거침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는 새로운 하루가 좋은 이유는 ‘첫째 아내를 또 볼 수 있기 때문이고, 둘째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며, 셋째 병들어 눕기 전에 마지막 작품 ‘가장 길었던 날’을 탈고할 수 있기 때문이고, 넷째 병과 싸울 의지와 힘을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기 때문이며, 다섯째 주님이 언제나 바로 앞 가까이에 계신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도 절망치 않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사다. 아무리 환경이 흔들지라도 그 상황을 넘어 감사를 드린 것이다.

런던 시내의 길 한 모퉁이에서 구두를 닦는 소년이 있었다. 부채로 인해 아버지가 투옥됐기에 소년은 구두를 닦아야만 했다. 그러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두를 닦으면서도 소년은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언제나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 소년을 본 사람들이 물었다. “구두 닦는 일이 뭐가 그리 좋니?” 그때마다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다. “즐겁지요. 저는 지금 구두를 닦고 있는 게 아니라 희망을 닦고 있기 때문이지요.” 소년은 찰스 디킨스였으며 ‘올리버 트위스트’ 라는 작품을 쓴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아무리 먹구름이 짙어도 먹구름 뒤에는 빛나는 태양이 있다.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그 마음에 감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성서에 나온 하박국 선지자는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난 여호와로 인해 기뻐하리라”고 노래한다. 포도, 무화과, 감람유는 이스라엘의 특산물이고, 우양은 이스라엘의 삶의 터전인데, 이런 것들이 없어질지라도 감사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감사의 찬양이 궁핍 속에서도 성숙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진정한 기쁨은 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감사를 통해 생기는 것이다. 삶의 기쁨이 없는가? 감사한 것을 찾아 노래를 불러보라.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