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구 부국장

미로를 헤쳐 나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지혜로워야 한다.

사방이 막혀 어디가 길인지 모를 미로에 빠졌을 때는, 차분히 냉정을 되찾고 길을 찾아 나가기 위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미로를 만든 사람이 노린 함정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미로 안에 놓인 여러 갈래 길 중에서 미묘한 차이점을 찾아내고, 또 다른 무엇이 필요한 지를 고민하고 생각해내야 한다.

그것이 지혜다.

지혜는 끊임없이 생각해야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충주시가 시민 휴식공간 제공과 관광자원화를 목적으로 17억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돌미로공원이 활성화방안 부재로 ‘미로’에 갇혀 있다.

안일하고 근시안적인 탁상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돈을 들여 만들어만 놓으면 그만’이라는 나태한 생각 때문이다.

지난 5월 개장한 이후 지난 12일까지 이곳을 찾은 이용객은 무료입장객 4천207명, 유료입장객 2천448명으로, 하루 평균 25여명이 고작이다.

입장료 수입액은 총 299만6천원으로 하루 평균 3만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민간기업이 17억원을 들여 새로운 상품을 출시했는데, 하루 평균 매출이 고작 3만원 정도라면 그 회사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

매출 신장을 위해 별별 홍보방안을 모색하고, 제품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방안을 찾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더운 날씨와 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또한 더위에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이 돌미로원에 들어와 그늘 한 점 없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담당부서장인 충주시 이상덕 관광과장은 그저 느긋하기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것이란 ‘낙관주의’에 빠져 있다.

더욱이 이같은 돌미로공원의 문제점을 지적한 본보 기사에 대해 충주관광정책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이 과장의 답변과 대응은 더욱 한심스럽다.

그는 “날씨가 더운데다, 개장한 지도 얼마 안됐으니 이용객이 적은 게 당연한게 아니냐.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궁색한 변명만 내놓고 있다.

굳이 돌미로공원을 조성했다는 홍보에 힘쓰지 않아도, 개장한지 4달 정도 밖에 안됐으니 조급해 할 필요도, 더위가 물러가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알아서들 관광객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 과장은 돌미로공원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보다는 문제를 지적한 기사에 대한 불만이 더 많은 듯하다.

본보 기자에게 “무슨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기사를 썼느냐”며 직원들 앞에서 마치 잘못한 아이를 야단치듯 윽박지르는 몰상식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기자이기 전에, 돌미로공원의 활성화를 걱정하는 한 시민의 입장에서도 참으로 답답하고 분통터질 일이다.

일본 경제계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교세라그룹의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의 말 한마디가 떠오른다.

“생각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강렬하게 원하면 방법은 찾아지기 마련이며 목표는 성취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계속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며 자나 깨나 끊임없이 바라고 원해야 한다.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그 생각으로 가득 채우고 피 대신 ‘생각’이 흐르게 해야 한다.”

충주관광 활성화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해서 창의적인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때 가능한 것이지, 책상머리에 앉아서 시간만 가길 바라선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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