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연 청주시립도서관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육식동물인 사자가 샐러드를 좋아한다?’라는 다소 괴리감을 주는 독특한 느낌의 제목처럼 기존 그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문체를 통해 오랜 친구 같은 편안함으로 다가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일본 패션주간지 ‘앙앙’의 소설보다 흥미로운 연재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 이은 세 번째 단행본이자 최종판이다.

여느 일상처럼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겪은 일보다 기쁜 일, 대단한 일 슬픈 일이 모두 보이게 마련이다.

그저 솔직함이 독자에게 전해질 수 있는 글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힐링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혹은 진솔한 대화에 목말라 있는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화가는 그림으로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출해내고 음악가는 자신의 연주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듯이 작가는 평소 대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느낌을 글로써 표현한다. 더욱이 에세이라는 장르는 꾸밈없는 자신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매개체일 것이다.

국경, 세대, 성별을 초월한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소설로만 접한 독자들이 있다면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를 통해 평소 낯가림이 심하기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펼치는 순간,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며 가끔은 수다스러워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기자기하고 비밀스런 일상의 이야기를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말 사소하고 일상적인, 어쩌면 별로 중요한 얘깃거리가 아닌 소재들도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통해서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기발한 이야기가 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장마철, 비오는 소리와 함께 복잡한 일상을 탈피해 한박자 쉬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그의 라디오 에세이 시리즈를 읽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지도 못한 재미와 하루키만의 독특한 생각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