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조상들은 밥을 먹을 때 농부의 땀 흘린 노고를 감사하면서 먹었다고 한다. 또 그렇게 자녀에게 가르쳐왔다.

그러나 요즘의 어린이들이 식사를 할 때 농부에 대한 감사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는지 의심의 여지가 많다. 부모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어린이, 농사를 짓는 농부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어린이.

그들이 과연 자라서 이 나라와 이 민족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인가? 먼저 작은 일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심어 주어야 할 것 같다.

유태의 가정에서는 어린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싹트게 하기 위하여 먼저 여호와께 감사하는 것을 가르친다.

여기에서 부모에 대한 감사, 사회에 대한 감사, 그리고 나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길러지는 것이다.

유태 민족은 근 2천년에 가까운 세월 도처를 유랑한 끝에 독립된 나라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 건국이 선포된 이래 세계 도처에서 유태의 이민이 몰려오게 된 것은 독립된 나라를 가지게 되었다는 기쁨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 것은 약속된 땅에 시온의 영광을 빛낼 날이 왔다는 그들의 신앙이 있었기에 그러했다고 보인다.

시온의 사상,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시온 성을 향하여 기도드리는 신앙, 여호와께서 약속하신 평화의 나라가 시온 땅에 세워지리라는 것을 믿는 신념은 유태민족을 결속시키고 민족의 일체감을 유지케 하는 정신적 지주가 된다.

그리고 이 정신은 당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또 다음세대로 전해지면서 2천년이나 변함없이 계승되어 온 것이다. 어떻게?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교육을 통해서이다.

학교 교육이 있기 전에 가정교육을 통해서 이 정신은 유태의 어린 마음에 심어진 것이다.

유태의 부모들은 이 시온의 정신을 심어주는 것을 최상의 의무로 여기는 것 같다.

이제 시야를 우리의 가정으로 돌려보자.

우리들의 자라나는 세대가 우리 민족에 대하여 어느 정도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을까? 조국의 영광을 위하여 몸 바쳐 일하고 통일 조국의 날이 있기까지 어려움을 참고 견딜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을까? 아니 오늘의 자라나는 세대가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조국 통일을 위한 간절함 염원, 실지회복을 위한 갈구는 오직 이북 실향민의 감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의문을 자문자답해 보면 마음은 자꾸만 어두워지는 것 같다.

긍정적인 해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피상적인 관찰 일른지 모른다.

또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도 한구석에는 있다.

그러나 오늘의 자라나는 세대에게서 조국의 영광과 민족 통일의 의지를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유태민족은 2천년이나 시온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고난을 이겨왔지만 우리 민족은 분단 60년에 이미 조국통일의 의지를 상실하고 만 것이 아닐까?

결국 따지고 보면 학교교육이 시작되기 이전에 가정교육을 통해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다.

민족통일의 염원과 통일 조국의 밝은 전망을 어린 마음에 심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북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모두가 우리 어린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뿔이 달린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동포이다.

다만 극렬한 공산주의의 압제 밑에 있는 것뿐이라는 동포의식을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는 민족이 통일될 날이 있으며 그 통일의 영광을 위하여 준비해야 한다는 의식의 개발이 앞서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가정교육이 있을 때 비로소 학교를 통한 국민윤리 교육이나 도덕 교육은 더욱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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