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체육인을 찾아서] (28)김춘두 장애인농구협회 회장

신체장애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장애인 체육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대전시장애인농구협회 김춘두 회장(49)을 만났다. 한 손에 다 거머쥘 수 없는 큰 바퀴를 온 몸으로 굴려가며 골대를 향해 던져온 둥근 꿈과 희망의 시간들. 손바닥의 딱딱한 굳은살이 각지고 모난 길들을 둥글게 굴려온 생의 손금을 풀어낸다.

“장애인휠체어농구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개선을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장애인들 스스로 운동을 통한 자신감 회복과 사회를 향한 건강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는데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운동은 일상의 잡념을 잠재워 한곳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친화력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세상을 향해 아장아장 걸음마를 옮겨야 했던 세 살, 그 어린 시간에 찾아온 소아마비라는 병마에 두 다리를 내어주고 휠체어에 꿈을 싣고 달려온 시간들이 어느새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작은 등불이 돼 타오른다.

이처럼 김 회장이 장애인휠체어농구의 효과를 누구보다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현직 국가대표로 활약한 경험이 있기 때문. 1988년부터 휠체어 농구단 국가대표 1세대로 활약한 김 회장은 1996년까지 장애인농구 국가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94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3위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대전에는 장애인휠체어농구 실업팀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있다면 대전경제를 이끄는 큰 기업들이 장애인휠체어농구 실업팀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하루 빨리 장애인휠체어농구 실업팀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1989년부터 17년 동안 충무기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 도움을 준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감사하다는 김 회장은 “오랜 시간동안 장애인휠체어농구에 도움을 주셔서 휠체어농구에 대한 홍보와 인식개선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지난해부터 다시 장애인휠체어농구단을 지원해주겠다는 강 의장의 약속이 있었기에 다시 휠체어농구의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적인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장애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뭔가 도움을 줘야한다는 생각은 버릴 것과 장애인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으로 봐 줄 것을 부탁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버리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하나 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

또 장애인들에게는 우리는 일반인에 비해 몸이 조금 불편한 뿐이지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장애로 인해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면 하루빨리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장기기증운동본부를 발족시킨 진철스님과 장애인 불자회에 도움을 준 법장스님을 인생의 멘토로 생각한다는 김 회장은 ‘장애가 있을지라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불자가 되라’는 깨우침을 적극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불자회회장, 한국장애인장학회 대전협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에 동참하는 것으로 이 세상의 각진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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