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체육인을 찾아서] (24) 양길모 복싱연맹 회장

“맑은 날이든 흐린 날이든 하늘을 보았을 때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고 싶고, 또 그렇게 살기 위해 오늘 하루도 앞만 보고 달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는 ‘진짜 나쁜사람’이거나 ‘진정 훌륭한 사람’만이 나올 수 있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해 기자의 마음을 졸이게 하던 대전시체육회 복싱연맹 양길모 회장(54·상건전기 대표)을 어렵게 만났다.

격투기인 복싱의 거친 이미지와는 달리 첫인상이 온화한 양 회장의 모습에서 ‘외유내강’의 참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홍수환, 장정구, 유명우, 이열우 선수 등이 통쾌한 KO승으로 국민들을 열광시키고 감동을 선물할 때에 비하면 복싱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많이 시들었지만 이제는 복싱이 선수들만의 스포츠가 아닌 누구나 즐기며 건강을 관리하는 ‘국민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밝히는 양 회장.

실제로 복싱연맹 회장에 취임했던 8년 전에 대전 시내, 3곳에 불과하던 복싱체육관이 현재 22개소로 늘어 ‘헝그리 스포츠’의 대명사로 ‘지켜보던 복싱’에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활형 스포츠’로의 탈바꿈을 입증하고 있다.

더욱이 최소의 경비와 시간으로 최대의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복싱’의 특성상 여성들의 참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대중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대전 대성고등학교 재학 때 복싱과 인연을 맺은 양 회장이 주먹조금 쓸 줄 안다고 우쭐대던 젊은 시절, ‘복싱은 겸손을 바탕으로 한 자기와의 싸움’임을 일깨워준 복싱 스승 이수남 관장(71·한밭체육관 관장)의 가르침으로 현재의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밝힌다.

“겸손, 인내 등 격투기 운동선수가 가야할 바른길을 알려주신 50여년 전통의 ‘한밭 복싱체육관’을 설립한 박찬규(80·복싱연맹 상임고문) 대선배님과 스승인 이수남 관장님이 진정한 인생의 멘토”라고 밝히는 양 회장은 “선배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운동을 그만둔 후배들의 방황을 바로 잡아 주고 당당한 사회인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복싱연맹 회장으로서의 바쁜 일정속에서도 ‘국제휴먼클럽’의 운영위원으로 봉사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양 회장은 “얼마 전 젊은 나이에 타계한 전 WBA 두체급 세계챔피온 이열우 선수의 남아 있는 자녀를 위해 40여명의 복싱인들이 ‘이산회’를 결성,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모임에 참여하는 복싱인들의 끈끈한 정과 의리가 복싱과의 인연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진짜 이유”라고 설명한다.

“생색내지 않고 숨어서 하는 봉사가 진정한 봉사”라고 강조하는 양 회장은 “서대전 광장 야외 특설링에서 펼쳐지는 ‘복싱생활체육대회’가 올해는 150명이 넘는 일반 선수들이 출전해 관심이 폭발했다”며 “단순한 시합이 아닌 ‘복싱인들의 큰잔치’가 된 행사에 관심을 보여준 대전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만족해 한다.

인내, 끈기, 겸손으로 표현되며 자신을 방어하는 호신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복싱’의 매력에 대전시민 모두가 빠져보길 기대하는 양 회장은 내년 1월, 여자복싱 실업팀 창단에 힘을 모아준 시체육회 임직원에 대한 감사의 표현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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