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허루 지신아, 지신을 밟자 지신아∼.”

지난해 태풍 ‘루사’로 마을 전체가 침수돼 10개월여 동안 컨테이너에서 온갖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했던 영동군 영동읍 예전리 주민들이 19일 마을주민들의 지신밟기 풍물속에 새집으로 입주했다.

마을회관 준공식과 입주식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의 얼굴에는 그간의 고통과 새집으로 입주하는 기쁨이 교차하는 듯 상기된 표정이었으며, 전 이장 김진보씨의 경과보고 중에는 눈물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지대가 인근 초강천보다 낮아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이 마을이 지난해 수해로 큰 피해를 입자 영동군은 기존 주택을 모두 철거하고 3m 이상 흙을 채워 6천204평의 택지를 조성한 후 이곳에 집을 신축했다.

32가구 주민들은 그동안 옹기종기 모여 살던 정든 집은 아니지만 넓고 깨끗하게 잘 지어진 새집으로 입주하면서 모처럼 얼굴에 웃음이 번졌고 무엇보다 앞으로 수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게 가장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이장 김도연(47)씨는 “꿈에도 그리던 새집을 지어 입주했으니 이젠 열심히 농사를 지어 영동에서 가장 잘 사는 마을로 가꿔 나가는 일만 남았다”며 “그동안 구호물자를 보내 준 국민들과 자원봉사자 등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가장 소외된 마을 중 하나였던 이 마을이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하자 새집을 지으려는 인근 주민들이 집 구경을 오는 등 이색 광경도 연출됐다.

이날 마을회관 준공식과 입주식에 손문주 군수를 비롯 남상우 충북도 정무부지사, 심규철 국회의원 등 한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해 주민들의 입주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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