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일찍이 더위가 찾아와 해수욕장이 벌써 개장을 한 곳도 있다. 104년 만의 심각한 가뭄과 함께 불볕더위로 전력을 더 많이 소비하게 돼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될까 우려된다. 여성들은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지만 긴 바지와 넥타이까지 갖춘 정장으로 정형화된 남성 직장인들에겐 여름이 곤혹스러운 계절임에는 틀림없다.

오늘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개척

고유가 시대 에너지를 절약하고 업무효율 향상을 위해 최근 서울시를 비롯해 일부 자치단체와 기업에서는 남성 직장인들에게 넥타이와 재킷을 생략한 간편복 차림에 반바지에 샌들을 허용하는 슈퍼 쿨비즈(Super cool biz)를 파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충주중학교에서는 전국 최초로 남녀 모든 학생들에게 반바지 차림을 권장하는 등 복장 파괴 바람이 일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 관습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결함마저 강점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의 발상 전환으로 길이 열리기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내놓는 정책이 국적불명의 용어인 쿨비즈란 말이 마치 새로운 흐름인 양 사용되는 것은 우리말 사용을 앞장서서 장려해야 할 정부기관이 뜻 모를 외래어 남용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어서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이러한 정책과 시대적 흐름에도 남성들은 아직까지 반바지(Bermuda shorts) 입기를 꺼려한다. 이는 다양한 여성의 옷차림과 달리 헤어스타일과 신발 등이 정장과 조화가 되지 못해 장년층 이상에서는 편안한 분위기 연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특히 남성 직장인들의 복장은 변화가 없는 정장스타일의 교복패션에 집착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과 달리 차별화가 되지 못하고 셔츠와 바지만 입는 획일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이는 내면화된 조직 집단주의에 대한 심적 압박과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류의 옷 형태는 중세기까지 남녀 모두 치마였지만 사회의 변화에 따라 스커트는 일부국가의 민속의상을 제외하곤 여성 전용으로 됐다. 패션은 혁명이 아닌 문화의 진화이므로 앞서가는 트렌드 세대가 되고자 해도 사회적 비난을 받는다. 그러므로 전통문화와 조화는 물론 친환경적인 섬유 소재 개발 등 플러스 알파로 서서히 변화 혁신돼야 한다.

패션을 통해 자기를 찾고 꾸미는 것에 어두워 도입 초기에는 논란이 많았다. 요즈음 여성들이 즐겨 입는 미니스커트는 활동적이며 주름이 잘 가지 않아서 좋지만 처음에는 이를 개발한 영국에서조차 상당히 부정적이었지만 전 세계 여성들에게 급속도로 대유행이 됐다.   

이처럼 여성의 의상은 문명의 진화와 함께 다양하고 과감해졌지만 남성들의 의상은 우주를 왕래할 수 있는 시대가 됐어도 변화가 느린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시대에 맞게 남성복도 이제는 펑퍼짐한 박스형 남성복의 느낌에 각인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실루엣 라인, 길이, 색상, 무늬의 미적 다양성과 기능성을 살린 의상 스타일 발상 전환이 요구된다.

창조가 아닌 진화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없듯 전통에서 영감을 얻고 재해석을 살려 오늘에 맞는 새로운 남성복 디자인으로 개척해야 한다. 이제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자 패션은 디지털 문명사회에 맞지 않는다. 잘록한 허리에 쭉 뻗은 각선미가 보이는 꽃남자가 됐다고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나와 다른 문화 다른 가치관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글로벌시대의 진정한 덕목이다.

다양한 의상 브랜드 개발 이뤄져야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라고 하지만 더 이상 성(性)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남성의 위치와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남성의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대다수 여성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개성을 연출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환경과 에너지, 국제정치, 경제, 안보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남성도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 외모 가꾸기와 의상차림에 대한 각자 새로운 인식전환과 패션 감각을 키우는 것은 물론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의상 브랜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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