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도종환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자(시인)

문화예술인 복지지원 최우선

시는 늘 나와 함께 갈 것이다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이 국회로 간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6번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도종환 시인은 전교조 출신의 투옥 시인으로, 시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의 약자 편에 서서 우리 사회가 지향할 새로운 세상을 아름다운 시어로 표현하는 도 시인은 문화적 가치와 현실정치가 어떻게 접목될지 관심이 주목된 가운데 당선 소감과 각오를 들어봤다.

▶시인이며 지역의 문화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분이 정계에 입문하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례대표 제안을 수용한 계기는 무엇인가.

“시인이 정치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다. 대체 뭐가 부족해서 당신마저 정치판으로 들어가느냐고 독자는 물론 동료들마저 질타했다. 20년간 글을 써온 잡지는 연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고 예정돼 있던 강연은 줄줄이 취소한다는 연락이 올 정도였다. 문화예술계를 대변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며 비례대표 제안을 받았다. 주저하다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문화예술계 어른들과 상의 했더니 ‘주어진 기간동안 일하고 문학으로 돌아오라’고 조언해 주셨다. 권력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화예술계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이제 곧 6월이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활동을 자원하겠다고 했다. 시인으로서 당연한 의정활동이겠지만 주로 어떤 분야의 정책을 중점적으로 펼칠 계획인가.

“문화예술인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에 매진하겠다. 나는 문학 분야의 이른바 1%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업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대부분의 문인들은 어렵게 살고 있다. 월 평균 급여가 80만원 남짓한 문인, 연극인, 문화예술인들이 10만명이 넘는다.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 문화계는 산재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옥탑방에서 지하방으로 전전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전국의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이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복지부문을 강화하기위해 ‘문화복지재단’을 만들고 지원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동안 충북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공헌한바가 크다. 그만큼 지역 예술인들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충북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지원 복안이 있다면.

“지역문화 예술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분들의 복지를 위해 일 할 것이다. 그리고 충북문화재단의 기금을 늘리고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충북도와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일을 해 나갈 계획이다.”

▶현 정부의 공약인 반값등록금을 실천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 총선 전 충북대 학생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반값 등록금 실현을 강하게 주장하셨는데.

“대학에 가보면 학생들은 절박한데 정치권에서는 그 절박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학생들의 요구가 솟구쳐 올라올 때 10% 이상 인하할 것처럼 하다가 실제로는 5% 내외로 내린 학교가 346개 대학 중 204개가 되며 나머지도 3~5%정도 인하하는 시늉만 내고 말았다. 또 어떤 대학은 한 학기 16주 강의를 15주로 줄이는 식의 편법대응을 하는 학교도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반값 등록금을 실현해 주는데 앞장 서겠다.”

▶오랫동안 사회운동을 해오신 입장에서 최근 사회전반이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재벌을 위한 개방, 대기업을 위한 규제완화가 계속돼도 일자리는 늘지 않고 있다. 수십조원을 강바닥에 쏟아 붓는 동안 복지 예산이 줄어들어 장애인, 노인, 빈곤아동 등이 국가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 폭력문제는 심각하고 학생들의 자살은 늘어나고 있다. 민생을 우선 살피는 정부가 돼야 한다.”

▶유명 문인이 국회의원이 된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선례를 남기고 싶은지.

“지금껏 내 문학이 가난과 소외, 눈물과 고통, 사랑과 희망을 이야기했던 것처럼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함께 눈물 흘리고 그 눈물을 닦아주고자 한다. 시인의 마음으로 그 책임을 다하겠다.”

▶많은 독자들이 국회의원을 하면서 시를 쓸 수 있을까 궁금해 한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어떤 경우에도 시를 썼다. 논산훈련소에서도 군용수첩에 시를 썼고, 감옥 안에서도 모포를 뒤집어쓰고 몰래 시를 썼다. 국회의원이라는 특별한 경험이 농축돼 새로운 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시는 곧 내 존재이며 늘 나와 함께 갈 것이다. 시 쓰는 일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