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49>]--허지은<청주시립서부도서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부가 한 여자와 대리모 계약을 맺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한 후에 나중에 아이를 양도 받기로 했으나, 아이 출산 이후 대리모가 그 계약을 취소한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까?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여러 가지 흥미로운, 그렇지만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거나 생각해볼만한 도덕적 딜레마 상황을 통해서 다양한 정의에 관한 관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까지 고대에서 근현대까지 철학자들을 망라하면서 정의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정의를 3개의 관점으로 말한다. 하나는 행복 극대화가 정의라는 생각으로, 제레미 벤담이나 존 스튜어트 밀 등의 공리주의가 그것이다. 또 하나는 개인의 자유존중을 정의로 보는 생각이다. 세번째는 미덕 추구를 정의로 보는 공동체주의자들의 시각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택할 것인가, 한 개인의 자유를 택할 것인가. 이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정치, 사회, 가정, 어느 곳에서나 대립하고 갈등을 일으킨다. 모든 것이 다 그러하듯 정의라는 것 역시 다양한 차원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정의란 절대적이며 동시에 상대적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 마이클 샌델은 진정으로 무엇이 올바르고 정의로운가를 검토하는 습관을 길러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단지, 과거를 살았던 위대한 철학자들을 불러내 가능한 여러 가지 답을 제시하고 우리들이 스스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