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44> ]--곽양숙<청주시립도서관>

누구나 ‘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하고 예기치 못한 자신의 돌발행동에 놀랄 때가 있다. 이때 긍정적인 돌발행동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폭행, 음주운전, 악풀달기 등 부정적인 돌발행동은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외면하거나 무의식 속에 숨겨온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융 심리학에서는 ‘그림자’라고 부른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는 융 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로버트 존슨이 융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어두운 존재, 그림자를 탐구한 심리분석서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신화, 괴테의 ‘파우스트’, 남미와 동유럽의 민속신앙, 중세의 마녀사냥 등 역사, 신화, 종교,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하는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그림자의 존재와 의미를 살펴본다. 그림자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기원하였으며 어떻게 축적돼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그것을 받아들여 완성된 삶에 이르는 과정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림자와의 대면을 통해 자기 안의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고 온전한 자신을 되찾으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감싸안은 후에야 자기 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선과 악, 옳고 그름, 평안과 불안을 통합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며, 개인은 물론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아침에 늦잠을 자게 되면 거울로 얼굴만 대충 보고 급하게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날이면 머리는 눌리지 않았는지, 옷에 오물이 묻지는 않았는지 등 미처 확인하지 못한 내 모습 걱정에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머리부터 발끝, 앞모습과 뒷모습, 그리고 전체 실루엣까지 꼼꼼히 살펴본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자신을 발견한다.

앞의 일례처럼 나의 전체적인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 안도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그림자를 포함한 나의 완전한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평온한 나를 찾을 수 있다. 불안, 초조, 우울 등 심리적 고통이 있다면 혹시 나의 그림자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봐야한다. 그림자의 외면은 임시방편일 뿐 결국 부메랑이 되어 치유할 수 없는 아픔과 벗어날 수 없는 불행의 길을 인도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을 흔히 한다. 사람이 앞만 보고 걸을 수 없듯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그림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와 친구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내 안의 그림자를 찾아 먼저 손을 내밀때 그것은 인생의 가장 든든한 숨은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그림자를 친구로 만들어줄 강력한 비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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