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이카 시대가 올까?” 하며 의심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건만, 거리마다 골목마다 차가 지천이다. 이제는 차의 기능은 물론 모양이나 색깔까지 다양해져서 문명의 이기를 넘어서 ‘달리는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농협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사무실 앞에 넓은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고객과 인근 주민들의 차로 늘 가득 차곤한다.

그러나 서로 양보하고 주차질서도 잘 지켜주셔서 지금까지 큰 민원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이따금씩 발생하는 장기 주차로 인해 고객들이 불편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차는 대부분 연락처를 남기지 않음은 물론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일찍 주차하기 때문에 누구차인지 통 알 수가 없다. 다행이 인근에 있는 상인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연락을 하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 오히려 화부터 내니 ‘적반하장’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가 보다.

지난달 대추축제기간 동안은 보은 시내가 하나의 큰 주차장이 되었다. 아침부터 밀려드는 차들은 지정된 주차시설은 물론 좁은 골목길까지 틈만 있으면 주차하느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 역시 컸겠으나 지역경제 활성화와 보은지역 홍보를 위하여 모두들 불편을 잘 감내해주셨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군민들의 애향심도 보은대추만큼이나 전국에 널리 자랑하고 싶다.

대추축제 기간 중에 있었던 일이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대추축제행사에 참가하기 위하여 청주에서 보은으로 부지런히 달리는데 그만 문제가 생겼다. 미원을 막 들어서자 차들이 갑자기 거북이걸음을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속이 타던지….

다행이 10여분 후 정체가 풀려 행사에 간신히 참석할 수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과 담화도중 조금 전 차들이 정체된 이유를 우연히 듣게 됐다.

“시간이 없어 부지런히 달리는데 미원에서 승용차 한 대가 끼어들더니 시속 30∼40키로로 달리지 뭡니까. 그래서 좀 빨리 가라고 제가 경적을 ‘빵’하고 울렸습니다. 그랬더니 앞차가 갑자기 길 한가운데 딱 서더니, 젊은 부인이 나오면서 ‘아기가 타고 있어 천천히 가는데 왜 경적을 울리냐’며 저에게 막 화를 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기가 타고 있는지, 어른이 타고 있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항변하니까 자동차 뒤에 있는 팻말을 가리키지 뭡니까. 그래서 보았더니 ‘아기가 타고 있습니다’라는 팻말이 떡하니 붙어 있지 뭡니까. 내참 기가차서…”

세대가 바뀌면서 젊은 부부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녀 없이 생활을 하기도 하고, 또 자녀를 낳아도 한명만 낳다 보니 자녀들이 그 무엇보다도 사랑스럽고 귀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녀들로 인해 남들에게 피해나 불편을 주는 행동은 삼가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이왕이면 자기들이 낳은 자녀들만 귀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를 낳아 준 부모님도 똑같이 귀하게 모셨으면 한다. 만약 부모님께서 차에 타셨을 때에는 차 뒤에 이런 팻말을 붙였으면 어떨까 한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타고계십니다.” 이런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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