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추고마비(秋高馬肥)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여행을 다니기에 좋은 때이기도 하다. 책은 인쇄술의 발달과 더불어 성장해왔으며 특히 금속활자 인쇄는 인류 문명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와 독서의 대중화를 실현했다.

부모가 본보기 돼 분위기 조성

독서의 양에 대해 중국 당나라 때의 두보는 “남아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男兒須讀五車書)”라 했고, 명나라 이어(李漁)도 ‘입옹대운(笠翁對韻)’에서 “남아 배 속에는 다섯 수레의 책이 있어야 한다(男兒腹內五車書)”고 말했듯이 옛 사람들은 책은 다섯 수레 정도 읽으면 된다고 했다. 다섯 수레면 수레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불과 몇 백 권에 지나지 않아 오늘날 웬만한 가정에서는 이정도의 책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는 종이로 인쇄된 책이 아니고 죽간(竹簡)으로 책을 만들었기 때문에 분량이 크고 보관하기도 어려워 다섯 수레면 상당히 많은 장서가 측에 들었다.

학생들은 학원과 과외 수업 등으로, 어른들은 다른 여가를 선용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독서가 습관화 되지 않으면 책을 대하기 싫어진다. 필자의 딸아이는 학문을 하는 아빠의 DNA를 계승한 것인지 몰라도 한글을 깨치면서부터 늘 책과 함께 생활을 한다. 아니 지나치게 책을 좋아해 세종임금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딸아이가 워낙 책을 좋아하다보니 초등학교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국문학전집과 중국 고전을 읽는 수준에 까지 이르러 일기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와 사고력이 또래아이들에 비해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듯이 조기 독서습관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독서는 시공간을 초월해 간접 체험과 당시의 저자들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지식의 원천이다.

그리해 사고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짐은 물론 인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국민교육 수준을 높이는데 이바지한다.       

오늘날 스마트폰과 같은 최첨단 정보통신기기로 가벼운 책읽기를 할 수 있으나 책장을 넘기면서 잉크 내음을 맡는 독서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책은 억지로 읽혀져서는 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타의에 의해 강요되기 보다는 스스로 독서하는 습관을 지니게 하고 특히 어린이들은 부모가 그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은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 수업과 연관해서 각 단원에 맞는 도서를 선정해 예습으로 미리 읽고 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독서를 한 후에는 책을 읽은 느낌을 기록하는 습관화해야 한다. 독후감을 쓰는 것은 내가 어떤 책을 봤는가를 알려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수년이 지나면 읽은 것을 잊어버리는데 독후감을 보면 다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양의 고전은 우리와 생활문화가 유사해서인지 이해가 잘 되지만 서양고전 같은 경우는 완독을 해도 주인공 조차 기억하기 쉽지 않은 것을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옛 사람들은 천자문을 외듯이 독서방법이 암기와 음독이 주를 이루었으나 오늘날은 글의 구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으로 시대에 변화에 따라 독서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독후감 기록, 습관화해야

자녀의 독서지도는 학교에서보다 가정에서 이뤄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같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등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아이들이 독서를 시작하는 시기는 유치원에서 한글을 모두 깨우친 7세 전후가 적합하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논술과 토론을 병행하는 등 차원을 다소 높여서 지도해야 한다. 

독서습관은 스스로 개척하면 다행이지만 어려서부터 부모가 본보기가 돼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아 어릴 때부터 마음의 지혜를 찾는 동기를 갖게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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