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傳)을 범하다<40>]--김연화 <청주시립도서관>

고전이란 사전적 의미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말한다. 그래서, 고전이라 그러면 덮어놓고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고전을 배울 때 우리는 고전을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가부장제도의 부산물로 이해하며, 권성징악이라는 틀에 갇히게 된다. 학교에서 배울 때 그렇게 배워서 더 이상 틀의 확장은 어려웠던 것 같다.

하지만 ‘전을 범하다’에서 작가는 새로운 우리 고전소설읽기를 시도한다. 알게 모르게 불편했던 마음을 풀어주는 한풀이를 하는 느낌을 주며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준다. 그저 익숙하게, 고루하게 받아들였던 고전의 재해석에서는 새로운 시각으로 고전을 바라보는 재미를 알려준다. 계몽근대가 무조건적으로 주입시킨 고지식하고 진부한 해석과 그것이 마치 범접할 수 없는 문학교육의 힘인 것처럼 다른 해석은 시도를 해보지 못하고 우리 고전 소설의 원전 이야기의 힘을 놓치게 만들었던 점들을 부각시켜 통쾌하게, 낯설게, 신선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그 많은 고전들 중에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고전문학을 해부해 보인다. 이 책에 실린 고전들-장화홍련전, 심청전, 적벽가, 장끼전, 토끼전, 지귀설화, 홍길동전, 황새결송, 양반전, 김현감호, 춘향전, 김원전, 전우치전-은 대부분 읽어봤거나, 읽어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학생시절 국어시간에 지나가는 말로라도 제목을 들어봤음직한 작품들이다. 이들 고전을 죽음, 욕망, 권력, 자아발견의 네 가지 분야로 나누어 우리 뇌리에 꽉 박혀 있는 권선징악의 틀을 풀어버린다.

아마도 고전소설의 인물들은 기존의 신분제도에서, 가부장제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이었고 그들 역시 현대의 우리와는 별다르지 않는 욕망과 불만, 모순, 탐욕을 지닌채, 불합리한 제도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어내야 했던 인물들이었을 것이다. 결코 넘을 수 없었던 신분제도에서 변혁을 꿈꾸고 결코 이뤄질 수 없었던 사랑을 꿈꾸었기에 좌절하고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고전을 읽을 때, 권선징악으로 모든 고전소설을 판단했었던 것을 과감하게 걷어 낸다면, 고리타분하고 진부하다고 생각했던 소설은 진짜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전을 범하다’는 유쾌하고 통쾌하고 즐겁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고전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잘 알려진 고전소설은 과감한 재해석으로 잘 알지 못했던 고전소설은 새로운 만남으로 만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그동안 배운 것의 틀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시각으로 고전을 다시 읽어보자. 이 책은 그 첫걸음을 떼어줄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도 이제 그동안 배운 것의 틀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시각으로 고전을 다시 읽어보는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을 떼어줄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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