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군검찰이 지난달 25일 박노항 원사 검거 이후 그의 병역비리와 도피행적을 추적해왔지만 박씨 기소일인 14일 현재까지 검.군의 수사성과는 `미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정.관계 인사 등 유력인사들의 병역비리가 포착된 것이 없고, 박씨의 도피에 대한 군 내부의 조직적 비호의혹도 군 검찰이 일단 `무혐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진상규명에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검.군은 일단 장기수사체제를 갖춰 박씨의 병역비리 실체 규명에 주력하되 박씨에 대한 군내부의 비호세력 추적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수사성과 = 검찰은 박씨의 도피로 내사중지했던 24건과 군에서 넘겨받은 130여건의 관련자를 우선 수사대상으로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정치인 등 유력인사의 비리는 포착하지 못했다.

물론 모재벌 총수 및 모대학 교수 아들 등 일부 유력.유명 인사들의 병역비리가포착됐지만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사실관계 입증이 쉽지않
아 수사에 진전을보지 못하고 있다.

박씨의 병역비리와 관련, 탤런트 출신 김모(54) 여인과 변호사 사무장 최모(50)씨, 박씨의 단골술집 주인 김모(57)씨, 병무청 직원 박모(53.6급)씨 등 4명이 구속되고 이모(52.여)씨가 불구속기소됐을 뿐이다.

24건과 130여건이 상당수 중복되는 데다 일부 사건은 관련자 신원마저 불분명해수사가 쉽지않다는 게 수사팀의 설명이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병역면제 청탁자 50여명의 명단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여기에도 `눈에 띄는’ 이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도피행적을 수사한 군 검찰은 민간인 9명과 군 관련자 15명을 조사한 끝에 98년 5월 당시 육본 헌병감실 수사관 윤모 준위 등 2명과 예비역 준위 변모씨가도피중이던 박씨를 만나 대책을 논의했고 이 준위 등은 수시로 수사상황을 박씨에게알려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군 검찰은 국방부 합조단장 출신 김모 예비역 소장을 전격 소환하기도 했다.

군 검찰은 이후 육군 모부대 헌병대장 김모 중령이 박씨의 구명청탁을 시도했고당시 합조단장이던 김 전 소장은 허위 공문서를 작성, 박씨를 군무이탈이 아닌 휴가로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군 검찰은 “군 관계자들이 개별적으로 박씨의 도피를 지원하거나 비호한경우는 있었지만 조직적으로 비호한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조직적 비호의혹’을 부인해 아쉬움을 남겼다.

◇ 향후 수사전망 = 검.군은 앞으로 박씨가 개입한 병역비리쪽에 수사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지만 수사상의 어려움과 `모르쇠’를 연발하는 박씨의 진술 태도 등으로 인해 병역비리 수사는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박씨가 청탁자를 직접 만나기보다는 대부분 중간 브로커를 통해 병역의무자의 이름과 CT필름만 전해받아 병역민원을 해결했다는 점도 수사진척을 더디게하는 대목이다.

특히 정치인이나 고위관료의 경우 박씨가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고 이들과의 친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가없이 청탁을 들어줬을 가능성이 크고,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쉽지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가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박씨의 도피행적에 대한 수사는 군 검찰이 이미 상당부분 조사를 해온상태에서 수사 결과를 검찰에 이첩했기 때문에 비교적 신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전 합조단장 김모 예비역 소장 등 3명에 대해 보강조사 과정에서 필요할경우 이들을 재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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