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정치는 안풍(安風)에 여야가 추풍낙엽이 되었다. 현재도 진행중이다. 이제 10·26 재보선이 끝나고 지도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자문해 볼 시점인 것 같다.

인간존중을 기본삼는 리더십

‘꿈이 있으면 미래가 있다’를 출간한 강영우 美백악관 차관보는 중학교 1학년때 축구공에 눈이 맞아 망막이 손상당해 끝내 실명한 뒤 어머니를 여의는 등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해 2006년 미국 루스벨트재단이 선정한 127인의 공로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리더십에 관한 한국인의 의식구조에 대해 “우리의 전통적인 리더십은 다스리는 리더십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감동으로 충성심을 자아내고 동기를 유발시키는 섬기는 리더십이 이젠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2011년을 마감하고 2012년 새해의 사업계획서를 수립하고 신년을 시작하기 위해 서서히 워밍업을 하고 있다. 어느 조직에서나 리더가 중요하다. 어떤 리더십이 사랑받을까? “선수의 장점을 살려주는 게 감독의 할 일이다.” 한국야구를 세계 4강으로 이끈 김인식 감독의 이야기에서는 자신을 앞세우지 않고 겸손한 인품과 선수들에 대한 깊은 배려의 마음이 묻어나온다.

말만 들어도 그가 선수들을 얼마나 인격적으로 대했는지, 선수들의 장점과 자부심을 살려주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국가의 명예를 건 대표선수들간의 시합인만큼 엄격한 규율 아래 스파르타식 훈련을 거듭했을 것이란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보기좋게 뒤집어 놓은 김 감독의 리더십 스타일은 요즘 각광받고 있는 서번트 리더십의 전형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미국의 로버트 그린리프라는 인물에 의해 1970년대 개념이 정립된 것으로 인간 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세심하게 구성원들을 섬기고 보살피면서 그들이 스스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요체다. 구성원들이 지도자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갖고 마음으로부터 따르게 만든다는 점에서 겉으론 일사불란해 보이지만 불만과 갈등이 내재되게 마련인 카리스마형 리더십과 대조된다.

서번트 리더십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효용성이 입증된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월마트나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은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한 최고경영자(CEO)에 의해 기업이 반석위에 올라선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포천 100대 기업 중에서도 관리자들에게 서번트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곳이 3분의 1을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추임새운동을 벌이고 있다. ‘얼쑤!’, ‘잘한다!’, ‘좋다!’ 같은 언어와 행동으로 표현되는 추임새는 가장 아름다운 한국인의 마음인 것이다. 그래서 각계 각층의 지도층 인사들이 “앞으로는 남을 치켜세워주고 배려하고 도와주는 생활을 해 나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추임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 상승(常勝)장군으로 불렸던 위나라 오기(吳起)장군은 항상 최말단 병사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음식을 먹고 행군할 때 말도 타지 않았다고 한다. 병사의 다리에 종기가 생기자 직접 입으로 고름을 빨아낸 ‘연저지인’이라는 고사성어까지 생겨나게 할 정도로 부하들에 대한 마음 씀씀이가 각별했다. 이런 장군과 함께 하는 병사들은 전장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았고 그는 76전 무패라는 불멸의 과업을 이뤄낼 수 있었다.

칭찬 생활화 하는 추임새 운동

참으로 모를것은 정치지도자들이다. 서번트정신이 충만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이와는 가장 거리가 먼 까닭이다. 국민들의 형편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기편한대로 처신하고 권위를 앞세워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이다. 둘러보면 어디 정치지도자 뿐인가? 정치하는 사람이나 기업하는 사람이나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고들 하지 않는가? 2012년에는 서번트 리더십으로 무장한 진정한 정치지도자 뿐만 아니라 기업가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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