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39>]--김충제<청주평생학습원장>

“이슬 치는 가을 밤 홀로 거닐면 / 시름에 쌓이는 나그네 마음 / 멀리 배에서 등불이 새어오고 / 초생달을 두들기는 다듬잇 소리…”

가을밤을 노래한 두보(杜甫)의 시다.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기후가 매우 좋아 그만큼 깊어가는 가을 정취에 절로 취하게 하여 사람의 생각도 덩달아 깊어지게 만드는 것은 고금(古今)을 초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가을, 책을 읽는 내내 강물에 배를 띄우고 잔잔한 풍경을 감상하는 듯한 깊은 감흥을 안겨준 한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작품은 파울로 코엘료가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며 겪은 이야기들, 작가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여러 가지 우화들을 모아 묶은 것으로 우리네 삶 구석 구석을 대 작가의 노련한 눈으로 통찰한 에세이다.

사소하게는 여행은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인지부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오한 메시지를 주는 우화까지 100여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자신만의 꿈을 가지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조용히 깨닫게 해주고,

비록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잠재되어 있는 능력과 열정으로 극복해 나가라고 말해준다.

‘당연히 지금도 나는 책을 산다. 책을 대신할 전자매체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다 읽고 나면 여행을 떠나보낸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거나 공공도서관에 기증하는 것이다. 숲을 지키기 위해 혹은 인심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다. 책에는 그것 나름의 길이 있고, 꼼짝없이 책꽂이에 묶여 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라는 파울로 코엘료의 말처럼 다 읽고 난 후 여러분도 이 책을 가까운 지인들에게 여행을 떠나 보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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