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청주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는 청주기계공고와 세광고의 전국체전 1차 평가전이 진행됐다. 학부모들과 학교관계자, 야구인 등 400여명이 야구장을 찾았지만 그라운드에서 느껴지는 선수들의 열기만은 프로야구 못지 않았다.
이를 호응이라도 하듯 삼삼오오 모인 관중들도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들의 하나하나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교체육을 지탱하는 힘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절반을 넘어서면서 이런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어디선가 나타난 만취한 3∼4명이 앞으로 나와 응원전을 펼친답시고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며 추태를 부리기 시작했고 진지했던 관중석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하나 이를 말리기는커녕 관중 전체가 이들의 행동을 즐기는 듯 했다.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는데 어찌 접촉사고가 없겠는가. 같은 학교를 응원 나온 선후배가 몸싸움을 하다 서로 멱살을 잡으며 경기장 밖으로 나갔고 관중석에서는 “죽여 버려”라는 끔찍한 말까지 들려나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관중석 곳곳에서는 여전히 술잔이 오갔고 출입구에 위치한 노점상에서는 경기 내내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날 관중석에는 형들의 수준 높은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도내 초등학교 야구부 상당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른들의 추태에 형들의 경기모습이 묻혀버린 이날 어린 선수들이 무엇을 배우고 야구장을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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