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장애인친구 돕기 1등·분실사건 ‘0’

▲ 서경중학교 1학년 5반 학생들이 조정자 담임교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 반은 ‘스마트·엘리트·양심반’으로 통해요.”

청주서경중학교 1학년 5반은 다른 교실과 달리 지체장애와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이 두 명이나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들을 솔선수범해 도울 뿐만 아니라 항상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고 있어 5반 교실은 매일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 교실에는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고 목 밑 전체에 마비 증세가 오는 척수염으로 4학년 때부터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는 정의현군(16)이 있다.

그러나 오랜 투병으로 또래보다 두 살 많은 정 군을 돕는 것을 꺼려하는 학생이 없다.

1급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김혁진군(14)도 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도움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황중일·이진우·권준·김선홍·유재헌·김하늘·권승주군은 정 군이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다.

이들은 화장실 갈 때는 물론 방과 후 정군을 돌봐주는 장애시설 도우미가 학교에 올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등 몸이 불편한 친구의 손과 발이 되길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황군은 평소 개구쟁이지만 몸이 불편한 정군에게는 더없이 다정한 친구이자 보호자가 된다.

장래희망이 의사인 정군은 친구들의 도움과 사교육 없이 자기주도학습만으로 반에서 1등을 유지하고 있다.

부 담임을 맡고 있는 신영선 교사는 “활달하고 장난꾸러기인 중일이는 수업시간이면 딴 소리를 잘해 지적을 받는 학생이다”면서 “어느 날 도우미 선생님이 늦어지자 의현이 옆에 남아 함께 말 상대가 돼 주는 것을 보고 중일이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됐다”고 황 군을 칭찬했다.

또 이 반은 물건이나 현금이 없어진 적이 한 번도 없는 ‘양심반’이다.

지난 3월에는 학생들에게 명찰 값을 받고 거스름돈을 잘 못 계산해 몇 백원의 돈을 학생들에게 더 준적이 있는데 학생 스스로가 남은 돈을 책상에 올려두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5반 학생들은 자기네들 반을 ‘스마트·엘리트·양심반’이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정자 담임교사는 “올해 5반 아이들의 담임을 맡은 것이 행운이고 축복이다”며 “그 중심에 몸이 불편하지만 매사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5반 맏형 의현이와 늘 순수하고 맑게 웃음 짓는 혁진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체 학생들이 솔선수범하며 서로 도와가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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