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건복지재단, 사할린 동포 등 초청 해외문화탐방

▲ 27일 한건복지재단이 주최한 ‘효(孝) 해외문화탐방’에 참가한 사할린 동포들이 중국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꿈 같은 3박4일이었습니다.”

28일 청주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온 김정욱씨(70)가 3박4일간의 중국 북경여행을 마치고 전한 한마디다.

사할린 이주 1세대인 김씨를 비롯해 2008년 10월 영주 귀국해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 거주하는 사할린 동포 12명도 같은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한건복지재단이 지난 2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개최한 2011년 어르신 공경 ‘효(孝) 해외문화탐방’에 청원지역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노인들과 함께 탐방길에 올랐다.

올해로 8회째를 맞고 있는 효 해외문화탐방에는 노인 61명과 자원봉사자 등 모두 84명이 참여했으며 사할린 동포들의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할린 동포들은 청주공항에서 간단히 실시한 뒤 사진촬영 등을 마치고 중국 북경으로 출발했다.

중국 북경에 도착한 이들은 중국의 명동이라 불리는 ‘왕부정’ 거리를 관광하고 저녁을 먹은 후 시내 인근 호텔에서 도착해 늦은 취침에 들어갔다.

김인태씨(68)는 “국내에 들어온 후 만수리를 벗어난 적이 없고 장시간 여행한 적도 없다”면서 “피곤하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아 잠이 오려나 모르겠다”고 중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사할린 동포들은 다음날인 26일 중국을 대표하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만리장성를 찾아 끝없이 세워진 성벽에 감탄하고 북경의 16명소 중 한곳으로 ‘작은 계림’으로 불리는 인공저수지 용경협을 찾아 뱃놀이를 즐겼다.

용경협을 찾은 사할린 동포들은 협곡 사이를 지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흥에 겨워 러시아 가요 2곡을 연이어 합창했다.

셋째날인 27일에는 사할린 동포들은 서태후의 여름 별장인 ‘이화원’을 둘러봤고 이어 중국의 민주화의 상징인 천안문 광장을 방문해 모택동 초상화를 배경으로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천안문 광장에 이어서는 72만㎡ 규모로 9천999개의 방이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궁정 건축물로 마지막 황제의 배경인 ‘자금성’의 거대한 규모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날 저녁에는 칠순을 맞은 12명의 노인을 위한 ‘고희연’이 열렸다. 사할린 동포 중 김정욱씨와 제로노바경자씨(70ㆍ여)는 칠순 잔칫상을 받았고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자식의 연을 맺은 자원봉사자들은 한복을 차려입고 자신의 부모들을 대하듯 ‘삼배(三拜)’와 함께 선물을 전했고 탐방 참가자들도 진심어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날 한건복지재단은 같은 핏줄로 사할린에서 고생하며 살다 국내로 귀국한 사할린 동포 13명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했다.

이날 칠순상을 받은 제로노바경자씨는 “정말 할 말이 없다”면서 “중국으로 여행온 것도 정말 기쁜 일인데 이렇게 생일상까지 받을 줄은 꿈에도 몰라 놀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항상 관심을 잊지 않고 사랑을 베풀어 줘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북경에서 기쁨과 설렘의 날을 모두 마친 사할린 동포들은 28일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해외문화탐방을 마친 김정욱씨는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환상적인 여행이었다”며 “앞으로 다른 동포들도 이런 해외여행을 자주 갖길 바란다”고 부탁의 말을 전했다.

한편 한건복지재단은 2003년 김경배 한국종합건설 대표가 선진복지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20억원을 출연해 설립됐으며 매년 출연금을 늘려 현재 48억원의 기금을 조성했고 2006년부터 연 1~2회씩 도내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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