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27>]--김미영<청주시립도서관>

사람은 누구나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실수 뒤에는 후회와 반성이 뒤따르게 된다. 그렇게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자신을 다시 한 번 뒤돌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바빠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숨가쁘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 한번쯤 뒤를 돌아보며 자신을 점검하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을 한 권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이순원, 박완서, 김용택, 안도현을 비롯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20명의 진솔한 반성이 담긴 이야기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받기만 했던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반성, 형의 죽음에 대한 반성, 친구로 인해 깨닫게 된 시간에 대한 반성 등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반성의 의미와 숨가쁘게 사느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한 가치를 뒤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성찰의 이야기들은 혼란의 일상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누군가에게 상처주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깨달음의 시간을 갖고, 자기 상실의 시대에 독자들에게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 중에는 여러 작가들이 자신의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주고받은 사랑, 그리고 상처와 치유를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지만 그중 가깝고 친숙한 사람이 가족, 그중에서도 어머니가 아닌가 싶고 그래서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받은 사랑과 상처, 그리고 그로인한 후회와 반성의 글들이 많지 않나 싶다. 물론 이외에 인생의 여러 관계 속에서 빚어진 반성의 이야기들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상처를 주고받고 또 치유되고 그로 인해 후회하고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점점 더 자신을 돌아보기 어려운 시대에 자기를 돌아보고 진정한 자기 모습을 발견하는 일은 각자의 삶에서 매우 중대한 일이다. 멈춰 서서 반성을 하는 사람이 더 늦게 목적지에 도착할 거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반성은 자신이 걸어온 삶의 길을 되돌아봄으로써 자신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삶의 길을 찾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무한질주 같은 우리의 삶에서 쉼표와 같은 반성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를 잠시 쉬게 하고, 꼭 필요했지만 그냥 지나쳐왔던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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