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정치팀장

잠잠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데 충북도가 28일 충북지역에서는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1천억대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홍보자료를 냈다.

충북도는 이 자료에서 지난해 겨울부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6개 시·도 24개 시·군에서 51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 630여만마리를 매몰하는 등 AI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동안 충북도에서는 여전히 비발생지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충북도는 AI 비발생지역이라는 이점을 살려 2008년도에 제주도에 가금육을 독과점으로 공급한 일을 상기시키고 올해 예년보다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829억원의 직접적인 연간수입 증가가 기대되고, 비발생으로 인한 방역비 절감까지 포함하면 약 1천1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달 6일 경기도 용인의 산란계 농장에서 양성 확진 판정 이후 2주 이상 잠잠하다 지난 주 경북 영천에서 감염이 확인되는 등 아직 AI가 종식되지 않아 충북지역에서의 발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전국의 가금류 사육농가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충북도가 높은 가격대 형성으로 충북지역 농가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처럼 홍보에 나선 것이다.

충북도의 홍보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우스개 소리와 상통한다

이 때문에 충북도의 홍보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얘기가 있다.

충북지역에서 구제역 창궐로 최소 3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가 추산한 전국 구제역 피해액의 10% 정도 된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충북지역의 구제역 피해를 예로 들어 그만큼 공급부족이 발생돼 그들 지역의 축산농가들이 큰 이익을 보게됐다고 홍보하면 충북도 관계자들은 어떤 마음일까?

어려울 때 수록 역지사지(易地思之)이고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충북도의 이 홍보자료는 경박함을 보여줄 뿐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