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진가 <25>]--김연화<청주시립도서관>

아프카니스탄 하면 9·11테러로 인해 오사마 빈 라덴의 인계를 거부해 미·영 연합국의 공격을 받았다는 정도 그리고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 정권에 의해 지금 이 시각에도 상호간의 반목을 중지하지 못하는 나라로 인식이 되어 있다.

‘평화의 사진가’는 1979년 구소련군의 내침과 이에 호응한 카르말 정권이 등장하면서 반군세력인 무자헤딘의 대립을 다룬 르포형식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의 사진가 디디에 르페브로와 국경없는 의사회의 활약상 그리고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을 오가는 여정속에서 두 눈으로 생생하게 목격한 전쟁의 참화와 아프카니스탄 국민들의 애환을 뷰 파인더에 담아 흑백사진과 더불어 삽화로 전쟁과 평화가 과연 어떠한 것인가를 지금의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다.

최종 목적지인 야프탈로 향하는 여정이나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의료행위를 펼치면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전쟁의 참화를 여실히 깨닫게 한다. 결국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적 노선이나 이념과 전혀 무관한 일반 민중이다. 그중에서도 왜 전쟁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이유도 모른채 전장의 총알받이로 내몰리는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이다. 신의 뜻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이러한 잔혹성은 그들이 믿는 신 역시 바라지 않을 것인데 지금도 그 신의 이름으로 이들은 죽음의 선을 넘나들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에 대해서 자문하게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많다.

이 책은 사진가와 만화가의 협업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일면을 보여주고, 전쟁에 휘말린 사람들의 피폐한 삶과 그들을 보듬은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을 전하고 있다. 사진이 부족한 부분은 그림이 이야기를 이끌고, 그림의 공백은 사진으로 채워 아프간 사람들의 고통과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신의 죽어가는 아이를 촬영해달라는 어머니, “촬영을 해줘요. 그래야 사람들이 알테니까…”

테러와 전쟁의 무서운 선입관 때문에 어둠속에 감춰진 나라 아프가니스탄. 그곳에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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